엑스레이 사용 놓고 양·한방 갈등 '수면 위로'
한의사들이 의료법 등에 막혀 제대로 쓰지 못했던 의료기기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은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전국 한의사 2만5000명이 모두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르면 6월부터 혈액분석기기를 사용하고 하반기부터 휴대용 엑스레이를 쓸 계획이다. 첩약과 추나 치료의 효용성, 안전성 등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의사들은 “한약을 복용하면 간·신장에 부담을 준다”고 주장했다. 한의사들은 “한약을 먹은 뒤 간·신장 독성을 호소하는 환자는 이미 독한 양약을 먹어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이 때문에 일부 한의원은 2000만원 정도인 혈액분석기를 구입해 독성 검사를 했다. 한약 복용으로 생긴 부작용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의사들은 반발했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한의사 회원들에게 불법을 조장한 것”이라며 “한의사들에게 혈액검사를 허용한 것은 어혈 등 한의학적 진료를 위한 것이지 간 수치인 트로포닌, 이뮤노글로블린 등을 보라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