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증거인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직원들 노트북 수십 대를 공장 바닥을 뜯어 은닉했다가 적발됐다. 검찰은 “혐의 소명에 큰 의미가 있는 자료들을 확보했다”며 분식회계 의혹 규명에 자신감을 보였다.

8일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의 서버와 직원 노트북 수십 대를 압수수색으로 확보했다”며 “삼성바이오 측이 수사가 본격화된 뒤 상당히 급하게 여러 군데 분산해 묻어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7일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 공장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마룻바닥을 뜯고 은닉된 자료를 압수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삼성바이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양모 상무와 이모 부장을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지난 3일에는 회사 공용 서버를 통째로 자택에서 보관하고 있던 직원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압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 측의 증거인멸이 우발적, 일회적이 아니라 장기간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며 “지시자와 책임자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정보기술(IT) 계열사인 삼성SDS 직원들을 소환해 증거인멸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검찰은 사건의 본류인 분식회계 혐의와 동일하게 증거인멸 정황도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분식회계와 증거인멸 혐의는 범행 시기와 방법, 관여자 등 여러 면에서 상당히 중첩됐다는 게 검찰 측 분석이다.

한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에 삼성바이오 수사 결과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검찰은 “우리는 수사만 열심히 할 뿐”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삼성바이오 수사 마무리 시점 모두 다음달로 전망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