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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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을 부풀려 총 86억원어치의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지원금을 가로챈 재활용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환경부 산하기관 직원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전주지방검찰청과 합동수사를 벌여 2015년부터 86억원 규모의 EPR 지원금을 편취한 폐비닐 회수·선별·재활용업체 10곳을 적발했다고 8일 발표했다.

EPR은 폐비닐 등의 재활용을 촉진시키기 위한 제도다. 생산자가 한국순환자원유통센터에 재활용 의무 분담금을 납부하면, 센터가 실적에 따라 재활용업체들에게 지원금으로 나눠준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운영 감독을 맡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재활용 회수·선별업체 등은 서로 짜고 실적을 고의로 부풀렸다. 회수·선별업체는 재활용 업체에 인계한 폐비닐 양을 거짓 신고했고, 재활용업체는 폐비닐로 생산한 재생 원료의 양을 허위 기재했다. 검찰은 10곳 업체의 대표 10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가짜 현장조사서를 작성한 환경공단 직원 두 명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업체들에서 금품을 받은 순환자원유통센터 직원 한 명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환경부는 이런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올 상반기 중 전국 선별·재활용업체에 실시간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임의조작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사후조치도 강화한다. 환경부는 관련 법을 개정해 업체에서 허위 실적을 내면 과태료 처분은 물론 고발까지 가능하도록 처벌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허위 실적을 적발하는 즉시 EPR 지원금 지급을 중단하는 한편 징벌적 금액을 환수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현재는 허위실적이 적발돼도 처분 완화가 가능하고, 편취된 금액만 환수하도록 하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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