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국제콘퍼런스…"실질적 남북협력 필요"정운찬 KBO 총재는 26일 저성장과 양극화 등 한국 경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동반성장뿐이라고 강조했다.정 총재는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 국제콘퍼런스에서 "2016~2017년 촛불집회에서 우리 국민은 3·1운동의 횃불 대신 촛불을 들었다"며 "그리고 정치 권력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과 왜곡된 경제 질서를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엄중한 요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국무총리와 서울대 총장 등을 지내고 현재 KBO 총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이러한 변혁 요구의 근본 원인이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에 있다고 분석했다.그는 "양극화는 이미 경제영역을 넘어 우리 사회 전 영역에 구조화됐다"며 "사회적 양극화와 시장의 불평등은 사회의 역동성, 효율성, 그리고 생산성을 마비시키고,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해 사회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또한 "부자이든 영세민이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한국 경제라는 배에 동승한 현실에서 더 실기하면 모두가 공멸"이라며 "동반성장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나왔으며, 거리로 나온 국민의 요구에 대한 적확한 응답"이라고 말했다.정 총재는 동반성장의 요체는 경제 선순환의 완성이며, 이를 위해서는 한 분야의 성장 효과가 다른 분야로 퍼지도록 하는 낙수효과와 중산층 이하 국민의 고용과 소득을 늘리는 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하는 분수효과를 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 총재는 "우리가 겪고 있는 경기침체는 경기순환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며 저성장과 잠재성장력이 낮아지는 추세가 굳어지는 것을 막고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단기 정책으로 이익공유제,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 정부사업의 중소기업 직접 발주 제도화 등을 제시했다.중장기 과제로는 부정과 부패를 없애는 사회혁신, 훌륭한 인재를 키워내는 교육혁신을 꼽았다.정 총재는 한반도 평화가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남북간 동반성장, 동북아 동반성장이 가능해진다는 이유에서다.그는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이 지속가능한 평화를 담보하기 위해서 남북동반성장이 선행돼야 한다"며 남북교역을 통해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북한에 지역별로 특화한 사업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아울러 남북한 간 경제협력사업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정 총재는 "남북경협을 통한 '과정으로서의 통일'은 분명 비용보다는 이득이 크다"며 "동반성장을 추구하면서 통일과정을 적절히 관리해 간다면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통일은 단순히 과거 분단 이전으로의 회귀가 아니다"라며 경제적 번영, 품격 있는 사회, 세계 문명에 이바지하는 새로운 일류국가 건설의 과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정 총재는 변화한 현실에 걸맞은 '대북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도 주문했다.그는 "국민적 합의 수준을 높여 정치가 마음대로 경제를 예속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통일이 가시화되기 전에 북한이 상당 수준의 경제적 발전을 이뤄나가도록 실질적 남북경협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설 연휴 전 이사회에 새 사무총장 선임 요청…뚜렷한 교체 사유 밝히지 않아KBO 사무국을 이끌 새 사무총장이 선임됐지만, 정운찬 KBO 총재의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은 오히려 더욱 거세졌다.KBO 사무국은 8일 장윤호 전 사무총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해 이사회 의결을 거쳐 류대환 KBOP 대표이사를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장 전 총장은 총재 특별보좌역으로 자리를 옮긴다.야구계에 따르면, 타고투저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공인구 교체를 의욕적으로 주도해 온 장 전 총장은 지난달 사임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일신상의 이유로 장 전 총장이 자진 사임했다던 KBO 사무국의 발표와 달리 사실상 사무총장 경질 또는 교체를 결정한 이는 정운찬 KBO 총재다.연합뉴스가 9일 이사회 구성원인 복수의 구단 대표들에게 문의한 결과 정 총재는 설 연휴 전인 지난달 말께 유선으로 각 구단 대표에게 새 사무총장 선임 동의를 요청했고, 대표들은 7일 서면으로 의결했다.이는 KBO 정관 임원의 선출에 따른 절차다.사무총장은 총재의 제청으로 이사회에서 선출한다.이사회는 재적이사 ⅔ 이상 출석과 출석이사 ⅔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정 총재는 사무총장을 새로 선임하면서 각 구단 대표들에게 사유와 배경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고 한다.장 전 총장의 자진 사임보다 경질론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과거에도 KBO 총재가 재임 중 사무총장을 교체한 사례가 있었기에 특별한 일은 아니다.다만, 한국 야구의 수장인 정 총재가 재임 1년간 보여준 존재감과 목표 의식이 워낙 미미했기에 이에 실망감을 느낀 야구팬과 야구계 인사들이 이번 인사를 정 총재의 책임 회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정 총재는 지난해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전임 감독의 전격적인 사퇴로 리더십에 큰 치명타를 맞았다.투명하지 못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수 선발 문제로 야구계가 큰 비판을 받을 때 정 총재는 앞장서 문제를 수습하기보다 한발 물러서 뒷짐 진 태도로 야구인들에게 좌절감을 안겼다.특히 한 배를 탄 동지로 비난의 표적이 된 선 전 감독을 감싸기보다 사실상 방치했다는 여론에 직면했다.게다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KBO 총재라는 공인의 발언이 아닌 정제되지 않은 개인 의견을 피력해 야구계 분열을 유도했다는 비판도 초래했다.결국 선 전 감독은 대표팀 선발과 관련한 모든 책임을 지고 사령탑에서 물러났다.사퇴서에서 정 총재에게 가시 돋친 직격탄을 날린 선 전 감독이 정 총재를 신뢰할 수 없고, 더는 함께 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는 게 정설이다.'야구광'이라는 정 총재가 지난해 1월 3일 3년 임기의 KBO 수장에 취임한 이래 현안 해결에서 보여준 게 없다는 의견도 퇴진론에 힘을 싣는다.자유계약선수(FA) 제도 개선, 선수 최저 연봉 인상, 수익구조 개편, 통합 마케팅 추진 등 한국 야구에는 풀어야 할 난제가 산적하나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구단, 선수에게 모두 첨예한 사안이라 KBO 총재는 끊임없는 대화를 유도하고 조정 능력을 발휘해야 하지만, 서울대 총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정 총재가 전면에서 이를 진두지휘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스피드업과 규정 변경 등 여러 현안을 놓고 선수노조와 직접 머리를 맞대는 롭 만프레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 커미셔너와는 너무나 대조된다.정 총재는 장 전 총장과 함께 KBO 톱 2명이 모두 야구계 외부인으로 구성된 1기 집행부를 운영했다가 1년 만에 '사무국의 안정적 운영과 대외 소통 강화'를 이유로 내부인인 류대환 KBOP 대표를 새 사무총장으로 선임해 일종의 타협을 모색했다.전임 총재와 달리 보수를 받는 정 총재가 파트너를 바꾼 취임 2년 차에도 뚜렷한 성과물을 내지 못한다면 더욱 거센 퇴진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는 여론이 우세하다./연합뉴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신임 사무총장으로 류대환 KBOP 대표이사(55·사진)를 선임했다.KBO는 “정운찬 총재는 장윤호 사무총장이 사의를 밝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사무국의 안정적 운영과 대외 소통 강화를 위해 류대환 대표이사를 신임 사무총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류 신임 사무총장은 1990년 KBO에 입사해 30년째 일하고 있다. KBO 기획홍보부장, 사무차장 등을 역임했고 KBO의 자회사인 KBOP 대표이사를 지냈다.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