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탁구 동호회 ‘T-탁사모’ 회원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답십리동 동대문구체육관에서 열린 ‘2019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기 탁구대회’에 출전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탁구 등 스포츠와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동호회를 운영 중이다. 임직원 가운데 600여 명이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다.
웹사이트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김 대리(38)는 병원에서 ‘거북목 증후군(보통 C자형으로 휘어져야 할 목뼈가 거북이처럼 앞으로 길게 빠져나온 형태)’ 진단을 받고 얼마 전부터 필라테스 운동을 시작했다. 하루종일 모니터 화면을 보니 아무리 노력해도 자연스레 고개가 앞으로 자꾸 쏠려서다. 김씨는 “필라테스반에 여자들이 많아 쑥스럽지만 나름 극약처방으로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며 “목이 아파서 잠도 못 잘 때가 종종 있는데 상태가 더 나빠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같은 업무를 반복하는 직장인에겐 직업병 한두 개씩은 꼭 있다. 사무직엔 대표적인 게 목 또는 허리 디스크다. 오랜 시간 서 있어야 하는 영업직은 하지정맥류로 고생한다. 서비스 업종 종사자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한다. 벗어날 수 없는 직업병의 굴레와 이를 극복하려는 김과장 이대리들의 노력에 대해 들어봤다.만인의 질병 ‘목·허리 디스크’사무직들은 디스크와 안구건조증 등의 직업병에 시달린다. 소형 디자인 사무소에 다니는 하 과장(33)은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 탓에 목과 허리 디스크로 시달리고 있다. 처음 목 디스크 진단을 받았을 때는 가벼운 운동으로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 8시간 이상 컴퓨터 작업을 하다 보니 3개월 만에 수술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다. 최근엔 허리 디스크 증상까지 생겼다. 회사 선배들에게 어려움을 토로하자 하나같이 ‘나도 디스크다’ ‘재작년에 수술했다’ 등의 얘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더라고요. 이직 말고는 방법이 없어 답답합니다.”한 국내 건설회사에 다니는 윤 대리(31)는 얼마 전 병원에서 허리 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 처음엔 근육통인 줄 알았다. 척추전문한의원, 대학병원, 정형외과 등 병원 5~6곳을 돌아본 뒤에야 허리 디스크라는 걸 알게 됐다. 담당 의사는 “하루 종일 앉아서 업무를 하고 잦은 회식으로 몸무게가 10㎏가량 늘면서 척추에 무리가 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매주 두 번 한의원을 가고 있다. 매번 15만원씩 치료비를 낸다. 윤 대리는 “디스크 통증이 심해 의자에 30분도 앉아 있기 힘들다”며 “매달 수십만원씩 나가는 치료비 부담도 만만찮다”고 토로했다.윤 대리의 사무실엔 안구건조증을 겪는 직원이 많아 일본에서 특별히 공수해온 안약을 구비해 두고 있다.“풍성했던 내 머리가…”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다니는 이 선임(35)은 얼마 전부터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다. 숱이 많았던 머리가 듬성듬성해졌다. 면역력 저하에다 스트레스로 대상포진까지 걸렸다. 주 52시간을 지키려다 보니 시간당 업무량이 예전보다 두세 배는 많아졌다. 이 선임은 “오래 쉬어야 낫는다는데 직장인이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며 “이 정도면 탈모도 산재(산업재해)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대형 증권사에 다니는 애널리스트 김씨(39)도 요새 스트레스로 시달리고 있다. 얼마 전 그는 업황을 반영해 한 종목의 주가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보고서를 냈다. 전망대로 그 종목 주가는 뚝 떨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데서 터졌다.소액주주들은 김 애널리스트에게 “왜 주가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냈느냐”며 항의 전화를 잇달아 걸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족에게 해코지하겠다는 협박성 글도 달렸다. “스트레스 때문에 식욕이 없고 잠도 설칩니다. 가족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모든 SNS를 비공개로 돌려놨어요.”정보기술(IT) 대기업 홍보맨인 채 과장(37)은 다양한 내장질환을 안고 있다. 과체중에 따른 대사 증후군, 고지혈증, 역류성 식도염, 알코올성 지방간 등이다. 주변에선 그를 종합병원이라고 부른다. 지난 10년간 고기 등 자극적인 음식을 주 3~4회 먹은 탓이 크다. 채 과장은 “이런 식으로는 진급도 하기 전에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새는 간에 좋다는 약과 위염약 등을 달고 산다”고 토로했다.외국 항공사에서 스튜어디스로 일하는 안씨(30)는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핏줄이 파랗게 비치고 심하면 울퉁불퉁하게 솟아오르는 질환이다. 정맥 판막이 손상돼 다리의 피가 핏줄에 고일 때 발생한다. 그는 “동료 중에도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는 사람이 많다”며 “간호사나 미용사처럼 오래 서 있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직업병”이라고 한숨 지었다.김 과장 가방엔 약과 비타민 등 구비직업병을 얻어도 이직이 쉽지 않기 때문에 믿을 건 약밖에 없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연구원인 최 선임(39)은 하루에 10종류가 넘는 약과 영양제를 복용하고 있다. 10여 년 동안 잦은 야근 탓에 건강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혈압약과 콜레스테롤 약을 시작으로 종합 비타민, 오메가3, 밀크시슬, 엘카르니틴, 마그네슘, 루테인 등을 먹고 있다. 최근엔 투약 리스트에 양배추 추출물로 만든 알약을 추가했다.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집중적으로 일하면서 속쓰림이 심해졌기 때문이다.최 선임은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낄 때마다 주변에서 추천받은 영양제를 하나씩 늘렸더니 어느새 하루에 10개가 넘는 알약을 먹고 있더라”며 “올초 운동하겠다고 계획을 세웠지만 한 달 만에 운동 대신 약을 늘렸다”며 쓴웃음을 지었다.철강회사에 다니는 김 과장(42)도 약과 보조식품으로 먹는 것만 홍삼과 위장약, 전립선약, 염증약 등 8종이나 된다. 그는 “이젠 밀린 업무를 다 하고 12시를 넘겨 잠을 자면 다음 날 피곤해서 생활이 안 된다”며 “하루 7시간 숙면을 유지하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애 아파서 반차 연차 내면 얼마나 눈치가 보이는지…. 그만둔다 하니 저 같은 애엄마는 이제 안 뽑겠대요.”(네이버 아이디 heey****)지난 9일자 김과장 이대리 <육아 도우미 비용만 月 180만원…이게 ‘남는 장사’인지>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직장맘과 경력단절여성의 고충을 담았다. 육아를 위해 잠시 일을 그만둔 사이 어느새 중간관리자가 된 동료들을 보며 느낀 박탈감과 베이비시터 비용 때문에 생기는 경제적 부담 등 생생한 사례를 전하며 김과장 이대리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직접 겪은 경험담을 댓글로 털어놓은 김과장 이대리도 적지 않았다. 네이버 아이디 bizl****은 “업무실수를 하니 (보육 때문에) 집중을 안 한 탓이라고 직장 상사에게 질책당했다”며 “유치원 졸업 행사 때문에 내 휴가를 쓰는데도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게 이상하다”고 했다. 네이버 아이디 tigg****은 “일 다 하고 나니까 애나 키우라며 자르는 회사도 있더라”고 한탄했다.베이비시터 비용 부담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네이버 아이디 shay****은 “계좌이체내역서 등을 내면 베이비시터 비용도 연말정산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답글을 달았다. 비용은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하지만 현금영수증을 받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네이버 아이디 sooj****은 “세금 신고는 안 하면서 그만둘 때 퇴직금을 달라는 시터들도 있다”고 덧붙였다.아이 돌봄이 엄마만의 일이 아닌데도 ‘남혐여혐’ 문제로 몰거나 비아냥거리는 공격적인 댓글도 다수 달렸다. 네이버 아이디 kens****은 “양심적으로 네가(경단녀가) 사장이면 너 뽑겠냐?”는 댓글을 남겼다. 네이버 아이디 toru****은 “아줌마들 뽑아봐야 일 안 하려고 뒷담화만 해 팀워크를 망치고 어린 애(후배)들도 안 가르치고…거르는 게 (안 뽑는 게) 답”이라고 했다. 출산은 결국 본인들의 선택인데 왜 징징거리냐는 댓글도 있었다(네이버 아이디sens****).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서울 혜화동은 대표적인 문화상권 중 하나다. 봄맞이 나들이하기에 제격인 이곳엔 정취있는 음식점이 즐비하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 ‘대학로’로 불리는 만큼 가성비가 좋은 식당도 많다. 성균관대 교직원들이 추천하는 ‘알짜’ 맛집을 정리해봤다.1925년 문을 연 ‘진아춘’은 서울의 대표 노포다. 서울대 법대와 문리대 등이 동숭동 캠퍼스에 있던 시절 학생들의 단골 모임장소이기도 했다. 손으로 빚은 군만두와 짜장면, 굴짬뽕이 유명하다. 원래는 학림다방 옆 2층 건물에 있었지만 지금은 지하철 4호선 혜화역 3번 출구와 4번 출구 사이 골목에 있다.혜화로터리에서 혜화초등학교 쪽으로 걷다 보면 보이는 ‘가부’는 짬뽕이 맛있기로 유명한 중식당이다. 탱글탱글한 면발에 불 맛 나는 국물이 특징으로 과음한 다음날 해장하기에 제격이다. 짜장면은 담백하면서도 맛이 깊은 것으로 유명하고, 바삭한 식감에 매콤한 소스가 부어져 나오는 사천탕수육도 인기다. 여름에는 중국식 냉면을 파는데 국물에 땅콩소스를 넣어 새콤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난다.혜화로터리에 있는 만두집 ‘바오쯔’도 인기가 많다. 중국식 찐만두 바오쯔를 파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만두 속에 두부와 당면을 넣지 않는다. 대신 양파, 대파, 얼갈이, 부추 등 네 가지 야채와 돼지고기로만 속을 채운다. 만두피도 발효된 피를 사용해 식감이 부드럽고 촉촉하다.인도식 커리를 파는 ‘머노까머나’는 성균관대 학생들이 자주 찾는 고급 커리집이다. 혜화역 4번 출구에서 나와 직진하면 보인다. 1인당 1만5000원짜리 세트메뉴를 시키면 샐러드, 치킨, 커리, 난, 밥, 라씨 음료가 모두 나온다. 학생들 사이에서 ‘기분을 내고 싶을 때 가는 집’으로 통한다.‘현초밥’은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 초밥 맛집이다. 테이블이 10여 개인데 예약을 받지 않아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입맛 돋우는 초밥 10피스가 나오는 현초밥 세트가 1만원, 초밥 12피스가 나오는 특선초밥 세트는 1만3000원이다. 베어 물었을 때 신선한 식감이 일품이다.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