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는 박희재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사진)가 영국 맨체스터대로부터 공학분야 최고 학위인 공학원사(工學院士·Higher Doctorate in Engineering) 학위를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이 학위는 영국 옥스퍼드대 등 명문 대학에서 오래전부터 공학분야 최고 학위로 수여해오고 있다.
포스코가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사진)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김학동 포스코 생산본부장(부사장)과 정탁 마케팅본부장(부사장)은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포스코는 20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박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박 교수는 ‘국내 1호 교수 창업자’다. 1998년 2월 디스플레이 검사·측정 장비업체 에스엔유프리시젼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글로벌 LCD(액정표시장치) 검사장비 시장 1위 기업으로 성장해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포스코 사외이사는 총 7명이다. 김주현 파이낸셜뉴스 사장(이사회 의장),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정문기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장승화 서울대 법학대학원장,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다. 이 가운데 김 전 부회장과 정 교수는 재추천됐다.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 부사장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장, 광양제철소장을 거쳐 지난달 생산본부장에 선임됐다. (주)대우 출신인 정 부사장은 포스코 에너지조선마케팅실장, 철강사업전략실장, 철강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 마케팅본부를 이끌고 있다. 3월로 사내이사 임기가 끝나는 장인화 철강부문장(사장)과 전중선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은 재추천됐다.신임 이사 후보들은 다음달 1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된다.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4차 산업혁명은 진행형 아이콘이다. 과거의 모든 혁명은 파괴적 혁신을 촉발했고 4차 산업혁명 또한 더 빠르고 충격적인 파괴적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파괴적 혁신을 촉발하는 매개가 되는 현상이나 기술을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 부른다. 이런 티핑 포인트들은 어느 틈엔가 기존 가치를 파괴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폭발적으로 확대돼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즉, 경기규칙을 바꾸는 자로 급부상한다.4차 산업혁명 또한 티핑 포인트로 작동할 시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 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이 초기 연구개발(R&D) 단계를 지나 글로벌 기업들과 제품에 본격 적용되기 시작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우리나라 산업체의 99%를 차지하고 고용의 88%를 책임지는 중소기업들이 이런 충격과 파괴적 혁신을 감당할 수 있는가다.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국가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도전 정신과 열정만으로 4차 산업혁명의 파괴적 혁신 물결을 맞는다면 우리 중소기업은 가혹한 시련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기회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자본과 인적자원이 열악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에는 대학, 연구기관 등의 외부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는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중소기업과 대학·연구기관 간 협력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의 중소기업 지원자금과 부처별 중소기업 혁신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독립기관인 중소기업청(SBA)을 1950년대부터 설치·운영하고 있다. 또 SBA에서 수립한 정책을 기반으로 중소기업의 산·학·연 협력을 지원하는 기술이전 공동개발 과제(STTR)는 1994년부터 지금까지 큰 틀의 변화 없이 대표적인 중소기업 지원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반면, 우리나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십수 년간 지속해온 산·학·연 협력기술 개발사업을 포함한 중소벤처기업부의 ‘R&D 지원사업 일몰’을 적용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중소벤처기업부가 시행해 온 전체 R&D 지원사업이 2020년까지 모두 폐지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제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관련 산·학·연 연구자들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새롭게 기획하고 있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R&D 지원사업을 촉박하게 준비해야 하는 불확실하면서도 무거운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정부의 올바른 정책 변화는 산업 내 새로운 가치의 이동을 촉발함으로써 파괴적 혁신의 흐름을 타고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정책은 중소기업에 혼란을 주고, 급변하는 시장과 기술추세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놓쳐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게 하는 큰 실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변화와 사업의 연속성 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우리 중소기업이 4차 산업혁명의 메가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일자리 창출과 성장을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지원 체제를 견고히 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정부는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중소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 산·학·연 주체들이 능동적으로 개방적인 혁신역량을 가지고 추진할 수 있도록 강력하고도 체계적인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메가트렌드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정부 지원체제, 그리고 중소기업이 함께 공진(共振)할 때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기회의 아이콘으로 우리 중소기업에 다가올 것이다.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를 살릴 유일한 방법은 기술창업과 산학협력입니다. 원천기술을 가진 대학, 혁신에 목마른 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생태계를 복원해야 합니다.”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사진)는 ‘국내 1호 교수 창업자’다. “‘내 기술로 시장에서 진검승부해 수출에 기여하자’는 생각으로 창업했다”고 했다. 1998년 2월 디스플레이 검사·측정 장비업체 에스엔유프리시젼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글로벌 LCD(액정표시장치) 검사장비 시장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도 1000억원대 매출 중 80%는 해외에서 올린다.박 교수는 “교수 겸직과 관련된 창업 규정까지 바꿔가며 창업을 시도했던 20년 전보다 지금의 기술 창업 생태계가 더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대학은 시장과 전혀 관련 없는 지식에 집착하고, 산업계가 정작 필요로 하는 기술에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말이다.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는 ‘거대한 산학협력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은 어떤 교수도 기업에 직접 찾아가 ‘내가 가진 기술을 발전시키면 중국을 이길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기업과 대학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컨소시엄을 형성해 핵심 기술을 육성하는 생태계가 절실하다.”산학협력과 기술창업이 활발해지면 청년 고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독일 프라운호퍼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프라운호퍼연구소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은 대기업 월급의 50% 수준밖에 받지 못하지만 모두가 이곳에 취업하고 싶어 한다”며 “대학교수들로부터 최첨단 핵심 기술을 배울 수 있어 창업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전폭적인 금융 지원도 필요하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그는 “좋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자금과 영업력이라는 ‘2%’를 채우지 못하면 창업에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의 ‘SEIS 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초기 단계 기업에 투자하면 실패할 경우 투자 금액의 최대 75%까지 세금 환급 등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게 이 제도의 핵심이다. 1억원을 투자했다가 투자한 회사가 망해도 7500만원을 돌려주는 셈이다. 장롱 속 돈을 끄집어내 창업정신을 자극하자는 취지다. 영국은 이 제도를 도입한 지 3년이 지나자 런던 북부지역 소재 기업이 15개에서 2000개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