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검찰서 이첩 1년3개월만에 결론…검찰 "가혹 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김영란법' 위반 관련 항소심서는 벌금 400만원 선고 받아


검찰이 박찬주(60) 전 육군 대장의 이른바 '공관병 갑질' 혐의에 대한 재수사에 나선 지 1년 3개월 만에 그를 무혐의 처분했다.

수원지검 형사1부(김욱준 부장검사)는 2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가혹 행위 등의 혐의로 수사해 온 박 전 대장을 불기소 처분했다.

다만 검찰은 박 전 대장의 아내 전 모(60) 씨에 대해서는 폭행 및 감금 혐의로 기소 결정을 내렸다.
'공관병 갑질' 박찬주 전 대장 '혐의없음' 처분…배우자만 기소
박 전 대장은 2013년∼2017년 공관병에게 전자팔찌를 채우고 텃밭 관리를 시키는 등 가혹한 지시를 일삼은 혐의를 받아 왔다.

그는 공관병들에게 골프공을 줍게 하거나 곶감을 만드는 등 의무에 없는 일을 시킨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당시 제2작전사령관 등으로 근무하던 박 전 대장의 이 같은 지시가 가혹 행위에 이른다고는 볼 수 없고, 사령관의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도 볼 수 없어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박 전 대장의 배우자인 전 씨의 경우 공관병을 때리거나 베란다에 가둬놓는 등 폭행 및 감금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기소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전 씨는 주거지가 충남 계룡시로, 앞으로 관할 법원인 대전지법 논산지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이 사건은 이른바 '공관병 갑질'로 불리며 논란이 됐지만, 군 검찰은 갑질 사건을 그대로 둔 채 2017년 10월 박 전 대장의 뇌물수수 및 김영란법 위반 사건에 대해서만 재판에 넘겼다.

군 검찰은 당시 병사 사적 운용 행위가 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무혐의 처분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대법원은 2017년 12월 박 전 대장이 보직에서 물러난 시점을 전역 시점으로 봐야 하며, 민간인이 된 이상 그의 재판을 일반 법원이 맡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장 주거지를 관할하는 수원지법은 재판권을, 군 검찰이 갖고 있던 직권남용 혐의 수사는 수원지검이 지난해 초 넘겨받아 각각 재판 및 수사를 이어왔다.

한편 앞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장은 26일 항소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그는 2014년 무렵 지인인 고철업자로부터 군 관련 사업의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760만원 상당의 향응·접대를 받은 혐의와 제2작전사령관 재직 시절 모 중령으로부터 인사 청탁을 받고 들어준 혐의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중 인사 청탁 부분만 유죄로 보고 이 같이 선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