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영스타들 '빛고을'로 총출동…'금빛 레이스' 펼친다
세계 수영스타들이 오는 7월 광주에서 ‘금빛 경쟁’에 나선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2019FINA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1년 앞서 보는 도쿄올림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대회는 내년 도쿄올림픽 수영종목 출전권의 43%를 배정받았다. 같은 아시아에서 열리는 만큼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경험과 적응을 위해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경영 종목에서 가장 관심을 불러모으는 선수는 케일럽 드레셀(22·미국)이다. 지난 헝가리 부다페스트대회에서 금메달 7개를 목에 걸고 남자부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박태환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쑨양(27·중국)도 출전한다. 지난 대회에서 남자부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딴 예브게니 릴로프(22·러시아), 아시아 선수로서 리우올림픽 접영 100m 1위에 오른 요셉 스쿨링(24·싱가포르)도 주목받는 선수다.

여자부에서는 지난 대회 자유형 50m 1위 등 대회 3관왕으로 최우수 선수에 뽑힌 사라 셰스트룀(25·스웨덴)의 광주대회 참가가 유력하다. 같은 대회 5관왕 시몬 마누엘(22·미국), 케이티 레데키(22·미국)도 광주에서 금빛 물살을 가르기로 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부 수영 6관왕 이케에 리카코(19·일본)의 참가도 확정적이다.

한국 선수로는 안세현(23)과 김서영(25)의 이름이 눈에 띈다. 두 선수 모두 부다페스트대회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홍보대사를 맡은 안세현은 지난 대회 여자 접영 100m와 200m 두 종목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 차례나 작성했다. 접영 100m 5위, 200m 4위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여자 수영 선수로는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김서영은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2분08초34를 기록해 당시 세계랭킹 1위 오하시 유이(2분08초88)를 제치고 대회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광주대회가 홈 경기인 만큼 시상대에 설 가능성도 보인다.

국내 최고의 수영스타인 박태환(30)의 출전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박태환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국내 선수 가운데 유일한 금메달리스트로, 개최국의 성적 및 흥행을 위해 꼭 필요한 선수다. 하지만 박태환은 소속팀이던 인천시청과 계약이 끝난 뒤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훈련량이 부족한 박태환이 이번 대회에 나서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광주대회 조직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이빙 종목은 남자부에서 한국의 우하람(21), 북한의 현일명(25)이 관심을 받고 있다. 우하람은 2017 타이베이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현일명은 지난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 지난 대회 여자부 다이빙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스팅마오(27·중국)의 참가도 유력하다. 북한의 김미래(18) 김국향(20)은 지난 대회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따낸 만큼 광주대회 참가가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물 속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워터 수영 종목에서는 지난 대회 남자부 2관왕 마르크 앙투안 올리비에(23·프랑스)와 여자부 금메달리스트 애슐리 트위첼(30·미국)의 참가가 유력하다.

싱크로나이즈드수영으로 불리던 아티스틱 수영 종목에서는 ‘전통의 강호’ 러시아 선수들을 볼 수 있다. 지난 대회 4관왕에 오른 스베틀라나 콜레스니첸코(25)와 3관왕 알렉산드라 파츠케비치가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눈부신 ‘수중 발레’를 선보일 전망이다.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지 3회밖에 되지 않은 하이다이빙은 이전 대회의 금메달리스트가 총출동한다. 지난 대회 1위에 오른 스티븐 로뷰(34·미국)와 2015년 대회에서 금메달을 받은 개리 헌트(35·영국)의 고공 낙하를 광주에서 볼 수 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아니면 접하기 힘든 종목도 광주대회를 통해 선보인다. ‘수중 핸드볼’로 불리는 수구는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 없는 종목이지만 격렬한 몸싸움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유럽에서 인기 있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수구 출전권을 확보했지만 여자 수구팀이 없는 상태다.

광주시와 수영대회 조직위, 수영연맹은 고민한 끝에 북한과 함께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권을 활용하기로 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월 북한에 여자 수구 단일팀을 제안했다. 수영연맹 등 체육단체는 여자 수구 단일팀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어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한국 여자수구팀이 탄생할 전망이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