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월드 패션부문 최운식 대표 "발달장애인도 매장 근무…서로가 힘을 얻죠"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자신이 세상을 떠났을 때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을지를 가장 걱정합니다. 발달장애인 직원들에게 자립 기회를 줘 감사하다는 부모들의 편지를 받을 때마다 비장애인 직원들도 보람과 감동을 느끼고 있습니다.”

21일 최운식 이랜드월드 패션부문 대표(41·사진)는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기념해 진행한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랜드월드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의 사업본부장 시절부터 대표가 된 지금까지 장애인 채용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지난 17일 열린 ‘2019 장애인 고용 촉진대회’에서 발달장애인 고용 모델을 개발하고 고용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한 성과를 평가받아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지난해까지 이랜드월드 패션법인 대표였던 정수정 이랜드그룹 중국법인 부대표가 대표로 수상했다.

이랜드월드는 상시근로자 2559명 중 장애인이 56명(중증 장애인 54명)이다. 중증 장애인 채용은 2배수로 간주하는 규정에 따라 이랜드월드의 장애인 고용률은 4.3%로, 민간사업주 장애인 의무고용률(2019년 기준 3.1%)을 웃돈다.

이랜드월드는 2014년 장애인 직원 3명을 스파오 서울 명동점에 고용하면서 장애인 채용 시스템을 마련했다. 최 대표는 “초기에는 장애인 직원을 사이즈별로 옷을 분류하는 등 단순 업무에 배치했다”며 “최근에는 적응을 마친 장애인 직원들이 일반 직원처럼 매장에 나와 고객 응대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근무 유형도 ‘1일 4시간’ ‘1일 8시간’ 등 개인별 집중력에 따라 맞춤식으로 적용했다.

장애인 직원을 채용하기까지 우려도 적지 않았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걱정은 크게 두 가지였죠. 첫째,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함이 커지지 않을까. 둘째, 비장애인 직원들이 불만을 갖지 않을까. 그러나 장애인 직원에 대한 소비자 불만 사항은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비장애인 직원들도 성실하고 밝은 장애인 직원들의 모습에 감화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죠.”

장애인 직원들의 빠른 적응을 위한 훈련시설도 마련했다. 서울, 경기, 대전 등 6곳에 발달장애인 훈련센터를 개설한 것. 실제 매장과 똑같이 꾸며 훈련생의 생생한 근로 체험을 돕는다. 올해 안으로 충북, 경남, 부산 등 6곳에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전국 1매장 1장애인 채용’을 목표로 발달장애인 고용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장애인 채용이 자리 잡은 스파오의 긍정적인 효과를 다른 브랜드까지 확대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