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BS '추적 60분' 방송캡쳐

사진 = KBS '추적 60분' 방송캡쳐

최근 대기업 건설사에서 분양한 신축 아파트에서 기준치를 훌쩍 뛰어넘는 라돈이 검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 '추적 60분'에서는 유독성 물질인 라돈이 규정 수치 이상 나오는 아파트를 찾아 피해자들과 인터뷰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라돈 사태가 전국에서 불거진 후 아파트 실내에서 라돈을 다량 방출하는 물질로 '화강석'이 의혹을 받았고 이를 제거했음에도 일부 아파트에서는 여전히 라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고 있어 논란이 불거진 것.

이에 전문가들은 아파트 실내를 둘러싸고 있는 콘크리트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하며, 콘크리트의 주원료가 되는 모래나 자갈에서 라돈이 방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모았다.

특히 콘크리트에서 라돈이 소량 방출되더라도 신축 아파트의 경우 에너지 절감을 위해 밀폐율을 높여 시공하기 때문에 실내에 라돈이 농축돼 기준치 이상 고농도의 라돈이 검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적 60분'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피해자 ㄱ씨는 "새로 지은 아파트라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입주했다"며 "규정치를 넘는 라돈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제가 가족 모두를 위험에 빠트린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건설사 관계자는 “라돈에 대해 문제가 있다, 사실 우리는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생각의 차이지만”이라며 “라돈이 인체에 유해하다? 근데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쳐서 문제가 생긴다는 정식 발표는 못 봤다. 지금은 점점 더 심증이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입주민은 “건설사 대표로 얘기하는 거냐”고 물었고 건설사 관계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입주민은 “교수들도 다 얘기하지 않냐. 위험하다고”라고 되물었고 건설사 관계자는 “어떤 교수가 그러냐. 대한의사협회에서도 한마디도 안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제작진은 대한의사협회를 통해 라돈의 인체 위험 여부를 문의했다. 조용민 대한의사협회 환경건강분과 위원은 “라돈이 폐암을 야기한다는 것은 일부 연구자들에게서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이미 발표를 했고 잘 알려진 과학적인 근거가 충분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대책도 무의미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지난해 실내 공기질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한 정부는 라돈의 권고 기준이 200베크럴이던 것을 오는 7월부터 148베크럴로 강화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권고사항일 뿐이어서 라돈 기준치를 초과한다고 하더라도 환경부가 건설사에 자재 교체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다는 것.

더욱이 권고 기준은 2018년 1월 1일 이후 사업승인을 받은 아파트들에만 해당돼 이미 지어진 아파트 단지 등은 권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게다 라돈의 관리 감독 기관이 환경부, 국토부, 원자력안전위원회로 세분화 돼 있어 문제를 해결하기는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한 아파트 입주민은 “환경부에서는 건축자재이니 국토부로 가라고 하더라. 국토부에서는 라돈은 실내 공기질 관련 문제이니 환경부로 가라고 하더라”며 하소연 했다.

환경부는 지난 11월 구성한 특별전담조직(TF)을 통해 대책 마련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조속한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수연 한경닷컴 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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