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왼쪽)·이미선 신임 헌법재판관이 19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문형배(왼쪽)·이미선 신임 헌법재판관이 19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재판관 9명 중 6명이 정부·여당 측 추천 인사로 채워졌다. 위헌 결정을 내릴 때 필요한 정족수가 6명인 만큼 앞으로 헌재에서 진보색 짙은 결정이 쏟아질 전망이다.

19일 취임한 문·이 재판관은 문 대통령 지명 몫으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 재판관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고, 문 재판관은 그 전신인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이다. 기존 재판관 7명 중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이종석 재판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추천한 이선애 재판관, 바른미래당이 추천한 이영진 재판관을 제외하고 문 대통령이 지명한 유남석 헌재 소장, 김명수 대법원장이 추천한 이석태·이은애 재판관,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김기영 재판관 등 4명이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헌재의 판결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헌재는 군 동성애 처벌, 사형제, 종교인 과세 특혜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을 진행 중이다. 1996년과 2010년 합헌 결정이 났던 사형제와 관련해서는 처음으로 위헌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유 소장 등은 앞선 인사청문회 등에서 “사형제를 폐지하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바 있다.

두 신임 재판관은 이날 취임식을 하고 6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문 재판관은 취임사에서 “어떤 편견이나 독선이 자리 잡을 수 없도록 늘 경계하고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재판관은 “20여 년간 법관으로 근무하면서 공직자로서 부끄러움 없이 살고자 했는데 공직자의 행위는 위법하지 않다거나 부도덕하지 않은 것을 넘어 한 치의 의혹도 남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