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혐의 무죄 확정 땐
양승태 사법농단 처벌도 어려워"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검찰청 형사상고심의위원회가 11일 최 의원 사건에 대한 상고를 결정했다. 검찰은 12일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검찰이 최 의원에 대해 상고를 결정한 것은 그의 무죄를 수용할 경우 최 의원처럼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사법행정권 남용 피의자들의 유죄를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최 의원은 2013년 박철규 당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압박해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일한 한 인턴직원을 공단에 채용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이었던 최 의원이 소관기관인 중진공의 예산안을 심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그에게 직권남용죄와 강요죄 등을 적용했다.

하지만 하급심 재판부는 최 의원이 인턴 채용을 요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직권남용으로 볼 순 없다고 판단했다. 공무원이 자신에게 주어진 직무권한을 남용해야 직권남용죄가 성립하는데, 국회의원에게 특정인의 채용을 요구할 수 있는 명문화된 권한이 없어 해당 범죄의 구성 요건 자체를 갖추지 못했다는 취지에서다. 당시 재판부는 “설사 경제적 지위나 신분을 이용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더라도 이를 직권남용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같이 직권남용죄를 엄격하게 해석한다면 양 전 대법원장 등도 무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최 의원 유죄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양 전 대법원장 처벌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최 의원 사건은) 검찰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털어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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