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활동 지장, 양육 곤란 등 사회경제적 요인이 주된 이유

헌법재판소가 임신 초기(12주) 낙태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하도록 한 형법 규정을 위헌이라고 결정하고 2020년 12월 말까지 법 조항을 개정하라고 하면서 국내 낙태실태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에 맡겨 낙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를 보면, 2017년 한 해 동안 이뤄진 낙태는 약 5만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사연은 2018년 9월 20일∼10월 30일 만 15∼44세 여성 1만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방식으로 낙태실태를 조사했다.

보사연에 따르면 2017년 인공임신 중절률(1천명당 임신중절 건수)은 4.8%로, 한해 시행된 인공임신중절은 약 4만9천764건으로 추정됐다.

조사 결과, 낙태한 이유(복수응답)로는 '학업, 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가 3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제 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고용 불안정, 소득이 적어서 등)' 32.9%, '자녀계획(자녀를 원치 않아서, 터울 조절 등)' 31.2% 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파트너(연인, 배우자 등 성관계 상대)와 관계가 불안정해서(이별, 이혼, 별거 등)' 17.8%, '파트너가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 11.7%, 태아의 건강문제 때문에' 11.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나의 건강상태에 문제가 있어서' 9.1%, '나 또는 파트너의 부모가 인공임신중절을 하라고 해서' 6.5%, 강간 또는 준강간으로 임신했기 때문에' 0.9% 등이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은 7천320명(73%), 임신 경험이 있는 여성은 3천792명(38%)이었는데, 이 가운데 낙태 경험 여성은 756명으로 성 경험 여성의 10.3%, 임신 경험 여성의 19.9%를 차지했다.

낙태 경험 여성의 낙태 당시 평균연령은 29.4세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25∼29세 227명(30%), 20∼24세 210명(27.8%)으로 20대가 절반 넘게 차지했다.

30∼34세 172명(22.8%), 35∼39세 110명(14.6%), 40∼44세 23명(3.1%), 19세 이하가 13명(1.7%) 순이었다.

이런 낙태 추정치는 2005년 때(34만2천433건)의 약 7분의 1, 2010년 조사 때(16만8천738건)의 약 3분이 1수준이다.

보사연은 낙태가 줄어든 이유로 피임이 많이 보급돼 폭넓게 활용되고 응급(사후)피임약도 많이 쓰이며, 만15∼44세 여성 인구가 지속해서 줄어든 점을 꼽았다.

실제로 피임 관련 조사를 보면 콘돔 사용은 2011년 37.5%에서 2018년 74.2%로 2배가량 늘었다.

경구피임약 복용 역시 2011년 7.4%에서 2018년 18.9%로 증가했다.

낙태한 경우 적절한 피임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피임하지 않은 여성의 절반(50.6%)은 '임신이 쉽게 될 것 같지 않아서' 피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다음으로 '피임 도구를 준비하지 못해서'(18.9%), '파트너가 피임을 원치 않아서'(16.7%), '피임방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서'(12%) 등의 순이었다.

사후피임약을 사용하는 경우도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사후피임약 처방 건수는 2012년 13만8천400건에서 2017년 17만8천300건으로 증가했다.

가임기 여성의 수가 감소한 것도 낙태감소에 영향을 줬다.

주민등록인구통계를 보면 만 15∼44세 여성 수는 2010년 1천123만1천3명, 2017년 1천27만9천45명으로 8.5% 줄었다.
국내 낙태실태…2017년 5만건 추정, 7년전보다 11만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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