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아이의 분변 세균총을 이식하는 치료(MTT: microbiota transfer therapy)가 자폐아의 증상을 50% 가까이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강대욱 생명공학 교수, 로자 크라말니크-브라운 미생물학 교수 등이 참가한 연구팀이 대부분 중증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지닌 자폐아 18명을 대상으로 2년에 걸쳐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0일 보도했다.

자폐아들은 항생제 반코마이신 투여, 장(腸) 청소, 위산 억제제 투여 후 7~8주 동안 매일 분변 세균총을 이식받았다.

이는 2년 후 언어, 사회성, 행동 장애 증상이 45%나 완화되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아이들은 83%가 자폐증 증상이 중증(severe)이었는데 2년 후엔 17%로 줄었다.

39%는 '경증 내지는 중등도'(mild to moderate)로 증상이 가벼워졌고 44%는 경증의 컷오프(cut-off) 기준 이하까지 내려갔다.

이 결과는 장에 서식하는 박테리아들과 장에서 뇌에 보내지는 신호 사이에 매우 강력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이 자폐증 치료에 MTT를 시도한 것은 신경기능 장애는 그 뿌리가 뇌보다는 장에 있을지 모른다는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이 자폐아들은 MTT로 장내 세균총이 다양해 졌고 비피도박테리아, 프레보텔라 같은 유익균들도 나타났다.

2년 후 장내 세균총은 더욱 다양해졌고 유익균들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 자폐아들은 임상시험 전엔 장내 세균총의 다양성이 매우 낮았고 비피도박테리아 같은 특정 유익균들도 없었다.

자폐아는 절반 정도가 변비, 설사 같은 위장장애를 겪는다.

이러한 위장장애는 수 년씩 오래 계속되기도 한다.

이런 위장장애가 있는 자폐아는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도 하며 위장장애를 치료하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MTT를 받은 이 자폐아들은 2년 후까지 이러한 위장장애가 평균 58% 줄었다.

위장장애로 인한 불편함과 통증은 과민, 흥분을 유발하고 주의력과 학습기능을 저하시켜 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30년 전 MTT를 처음 개발한 호주 시드니 소화기질환센터의 소화기내과 전문의 토머스 보로디 박사는 이 연구결과에 대해 자폐증상이 이렇게까지 완화된 것은 처음이라고 논평했다.

MTT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으려면 보다 많은 자폐아들을 대상으로 규모가 큰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말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분변 세균총 이식, 자폐아 증상 45% 줄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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