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친생자 추정 원칙 공개변론
1·2심, 유전자 검사결과 인정 엇갈려
다른 사람의 정자로 인공수정해 태어난 자녀를 남편의 친자식으로 추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법원이 공개 변론을 연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다음달 22일 대법정에서 송모씨가 자녀들을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 소송 상고심 사건의 공개 변론을 연다고 9일 밝혔다. 사건의 쟁점은 유전자 검사 결과로 혈연 관계가 없다고 나온 경우에도 민법상 ‘친생자 추정 원칙’을 고수해야 하는지다.

송씨 부부는 송씨의 무정자증으로 아이를 낳을 수 없자 1993년 다른 사람의 정자를 사용해 인공수정으로 첫째 아이를 낳은 뒤 두 사람의 친자식으로 출생신고를 했다. 이후 1997년 둘째 아이가 태어나자 무정자증이 치유된 것으로 착각한 송씨가 이번에도 부부의 친자식으로 출생신고를 마쳤다. 그러나 2013년 가정 불화로 아내와 이혼 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둘째 아이가 혼외 관계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송씨는 아내와 양육비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자 자녀들이 친생자가 아니라며 이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법원이 시행한 유전자 검사 결과 두 자녀 모두 송씨와 유전학적으로 친자 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나 하급심은 송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심 재판부는 “무정자증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부인이 남편의 자식을 임신할 수 없는 명백한 근거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1983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아내가 혼인 중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하는 원칙을 깰 수 있는 조건은 부부가 동거하지 않은 사정 등이다.

그러나 송씨의 사건을 접수한 대법원은 유전자 확인 기술이 발달한 점을 고려해 36년 전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보고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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