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이 17일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을 시작으로 오는 18일 모두 철거된다. 세월호 유가족 측의 자진철거 의사에 따라 2014년7월 처음 설치된 이후 약 4년8개월 만에 광화문광장을 떠나게 됐다. 17일 서울시와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세월호 천막 안에 있는 희생자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이 열린다. 이날 이안식은 묵념을 시작으로 불교, 천주교, 기독교 순으로 진행되는 종교의식, 진혼(鎭魂)식 등으로 꾸려진다.영정사진을 옮기는 제례는 이안식이지만 유족들은 목적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에서 '이운식'으로 부르기로 했다.가족협의회는 "세월호 광장 안에 있는 어느 것 하나도 시민 여러분의 손길과 체취가 깃들어 있지 않은 것이 없다"며 "시민 한 분, 한 분의 마음이 가족협의회에는 든든한 힘이 됐고, 쓰러지지 않게 하는 버팀목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분향소에 있는 약 300개의 영정은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임시 보관될 예정이다. 유족은 아직 영정을 어디로 모실지 정하지 못한 상태다.분향소 천막 14개 동은 18일 오전 10시 철거된다. 철거가 끝나면 이곳에는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마련된다. 목조 형태인 '기억·안전 전시공간'은 현 분향소 위치(교보문고 방향)에 79.98㎡ 규모로 조성된다.현재 천막의 절반 규모로, 전시공간은 2개 전시실과 시민참여공간, 진실마중대 등으로 구성된다.서울시는 전담직원을 지정해 전시공간을 직접 운영하되 유가족, 자원봉사자와 협력해 시민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만들 방침이다.서울시는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일정을 고려해 우선 올해 말까지 전시공간을 운영하고 이후 운영 방안은 유가족 측과 협의하기로 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김영종 종로구청장 "8차로로 늘리고 통행량 분산해야"서울시 "버스 정차 공간 별도 배정…대책 마련할 것"새로운 광화문 광장 조성으로 이 일대 교통 정체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특히 광장이 속한 종로구의 고민은 깊다.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지난 2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광화문 광장 조성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교통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계획에서는 교통 대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서울시가 추진 중인 광화문 광장 조성 계획에 따르면 2021년 5월까지 현재 광장 면적이 3.7배(1만9천㎡→6만9천㎡)로 늘면서 세종문화회관 앞을 지나는 5차로는 광장으로 모두 편입되고, 교보생명건물 앞을 지나는 5차로만 남는다.서울시는 이를 왕복 6차로로 만들 계획이다.광화문 앞에서 세종대로와 T자로 교차하는 율곡·사직로 역시 10개 차로에서 6개 차로로 줄어든다.김 구청장은 "차로가 줄면서 서울시청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진입하는 구간과 사직동 일대에 병목현상이 발생해 교통이 마비될 것"이라며 "특히 종로 서북권 주민이 큰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편도 3차로 중 버스전용차로를 빼면 사실상 2차 차로만 이용 가능한데 주말에는 각종 행사 차들이 차로를 점거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차로는 사실상 1개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김 구청장은 "최소한 편도 4차로, 왕복 8차로로 만들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며 "행사할 때는 어차피 길을 막을 거라 광장 면적은 크게 중요치 않다.도로에 버스 정차 공간(베이) 등 여유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해결책으로는 통행량 분산을 꼽으며 구체적 방안으로 ▲ 세검정에서 삼선교 쪽으로 터널 신설 ▲ 우정국로, 삼일대로, 새문안로 등 주변 교차로와 신호체계 개선 ▲ 우회도로 확장 등을 제안했다.김 구청장은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서울시가 구청과 상의하면 구청이 주민을 설득해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시가 구청에서 하는 얘기를 제대로 듣지 않는 것 같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주민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으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처럼 주민들이 관광객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이미 종로구 주민 사이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최근 종로구청에서 열린 주민자치위원회 정례 회의에서도 교통 악화, 소음, 매연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일부에서는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차로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사대문 안은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돼 기존 도로를 6차로로 줄이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광화문 광장 차로도 여기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서울시는 버스 정차와 행사 차량 임시 주차를 위한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 교통 대란을 막겠다는 방침이다.시 관계자는 "6차로는 주행 차로 기준이고 양방향으로 버스 정차 공간이 더 배정된다"며 "교통 대책과 시민 불편 우려에 대해서는 종로구와 계속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민주당 유튜브채널 '씀' 인터뷰 "있을 수 없어…조정후 보자고 메시지 보내"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놓은 광화문광장 새 설계안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15일 공개된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인 '씀' 인터뷰에서다.김 장관은 "서울시가 조정 여지가 있다고 했으니 지켜봐야겠지만, 서울시 안 대로 하면 (청사의) 마당과 뒤편을 빼앗기는데 그러면 청사 자체를 못 쓴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그는 "광장을 어떻게 배치할지에 대한 도시 계획 권한은 서울시에 있지만 건물 주인인 우리와 상의도 없이 '앞마당은 이렇게 쓰겠다, 뒷마당을 내놓으라'고 하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라고 비판했다.또 "박 시장이 광화문 재구조화 작품을 (추진)하시면서 세세한 것까지는 다 체크를 못 한 것 같다"며 "저희는 정부 광화문 청사에 있는 정부 주요 부서들을 잘 유지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김 장관은 "그(박 시장과의 공개설전) 이후 박 시장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놓쳐, 대신 조정 기간이니 조정이 어느 정도 되면 뵙자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앞서 김 장관은 박 시장이 내놓은 광화문광장 설계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며 공개 설전했고, 현재는 서울시와 행안부 간의 협의가 진행 중이다.하지만 김 장관은 박 시장과의 공개 설전 탓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 간 갈등이 부각된 점이 부담스러웠던 듯 "서로 간에 신뢰가 있다"고 강조했다.김 장관은 당시 충돌을 두고 "싸운 게 아니다"라며 "박 시장과는 벌써 35년 된 오랜 관계로, 그분이 인권변호사를 한 재야 시절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또 "대학으론 박 시장이 한 해 선배, 나이로는 두 살 위"라며 "친하다"고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