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조직 변화 못 느껴…사과 못 받았다" "복직 결심 변화 없어"
서지현 "이젠 미투 없는 세상 꿈꾼다…페미니즘에 오해 커"

한국 사회에서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의 물꼬를 튼 서지현 검사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겪어야 하는 성폭력과 차별이 사라져 더는 미투 운동이 필요 없게 될 날이 오기를 소망했다.

서 검사는 6일 "미투가 번져가는 세상이 아니라 미투가 필요 없는 세상이 다시 제가 꾸는 꿈"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교민지 상하이저널 주최로 열린 '한국의 페미니즘' 주제의 강연에서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여성들이 단지 성별 탓에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검사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거나, 성폭력을 겪지 않는 세상이 오기를 희망한다"며 "우리 자녀들이 그들의 재능과 노력만으로 평가받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굉장히 과격한 사람이고 여성 우월, 남성 혐오를 얘기하는 것처럼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오해를 불식시켰으면 한다"며 "페미니즘은 남녀가 동일하게 같은 권리를 누리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인 배우 고(故) 장자연 사건, 김학의 전 차관 사건, '버닝 썬' 사건과 관련, 서 검사는 돈과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여성에 대한 성폭력 사건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규정했다.

그는 "이런 현실 때문에 한국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을 죽이지 말라', '성폭력을 가하지 말라고'고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검사는 "우리나라의 문제는 기득권층은 그대로 있고 밑에 있는 약자들끼리 싸우게 만드는 것"이라며 "가령 페미니즘을 제기하면 여성들이 군대에 가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데 군대 문제는 여성 때문이 아니라 분단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검사는 자신의 미투 폭로 이후 1년여의 세월이 지나고 가해자인 안태근 전 검사장이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지만 '친정'인 검찰 조직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가해자나 (검찰 조직의) 누구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저를 지금 버티게 해 주는 것은 많은 분의 응원과 공감 덕분"이라고 토로했다.

서 검사는 강연을 마치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지금은 아직 몸이 좋지 않아 복직 시기를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꼭 다시 돌아가 검사로 일하겠다는 결심에는 변함이 없다"며 "전과 다름없는 한 명의 검사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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