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강원 고성·철원 등 비무장지대(DMZ) 일부를 이달 말부터 관광길로 상시 개방한다. 일반전초(GOP) 철책선과 감시초소(GP) 근처에 군인이 아닌 일반인 접근이 처음으로 가능해지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국방부 등 관계부처는 고성(동부전선), 철원(중부), 경기 파주(서부) 등 세 곳 일부 구간을 평화안보 체험길, 일명 ‘DMZ 평화둘레길’로 개방한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GP 철거, 유해발굴 등 긴장 완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곳들이다.
'금단의 땅' 고성 DMZ 둘레길 이달 말 개방된다
고성 구간은 통일전망대에서 해안 철책을 따라 금강산전망대를 방문하는 7.9㎞ 코스로 꾸민다. 철원 구간은 백마고지 전적비에서 GOP 철책길을 따라가다 통문을 지나 공동유해발굴현장과 인접한 ‘화살머리고지 GP(비상주 GP)’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조성한다. 파주지역은 임진각에서 도라산전망대를 경유해 지금은 철거된 파주GP까지 연결되는 코스로 만든다. 방문 규모는 하루 2회, 회당 20명 안팎으로 제한한다.

이 중 철책선 이남에 머무르는 고성 구간을 이달 말 먼저 시범운영한다. 철책선 북쪽으로 들어가는 철원, 파주 구간은 유엔군사령부의 승인이 필요해 국방부가 협의 중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노선별로 특색 있는 자연과 역사를 소개하는 전문 해설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DMZ 남방한계선을 통과해 GP까지 이동한 뒤 차량에서 내렸을 때 현존하는 북측 GP 고사포 등 중화기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 7월 한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군 초병의 총격으로 사망한 일이 있다. 개방되는 둘레길 주변이 여전히 작전수행 지역인 데다 GP 또는 GOP에서 근무하는 장병 등의 경계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DMZ평화둘레길은) 상대적으로 안전이 확보된 지역”이라며 “경계작전 등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철저한 경호 아래 견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DMZ 평화둘레길은 행안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통일부 환경부 등 5개 부처와 파주시 철원군 고성군,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고성 구간 방문신청은 행안부 DMZ통합정보시스템 ‘디엠지기’, 한국관광공사 사이트 ‘두루누비’를 통해 오는 11일부터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방문자는 추첨으로 결정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