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누설 등 논란 휘말려
"법적 보호장치 강화 시급"
최근 공익신고가 늘고 있지만 제보자들은 여전히 신원 노출, 인사상 불이익 등의 고충을 겪고 있다. 공익신고나 부패신고를 했다가 부당한 조치를 받았거나 불이익이 우려된다는 이유 등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보호’를 요청한 건수는 2년 동안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공익신고자로 인정받더라도 직무상 비밀 준수 의무를 위반했다거나 피신고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등의 이유로 역공을 당하기도 한다. 이들에 대한 보호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원 노출·인사 불이익 등 '고충'…공익신고자 '보호요청' 5배 증가

31일 권익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113건의 공익신고 및 부패신고 관련 보호 요청이 접수됐다. 전년(52건)보다 2.2배 늘었으며 2016년(24건)에 비해선 4.7배 증가했다. 정준영 씨 제보처럼 민간에서 이뤄진 비위행위 신고는 ‘공익신고’라고 부르며, 공공 영역에서 행해진 경우는 ‘부패신고’라고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이를 구분하지 않고 공익신고라고 통칭하기도 한다.

이들의 요청 사유를 보면 파면, 징계 등 신분상 불이익이나 인허가 취소, 계약해지 등 행정·경제적 부당함을 당했다고 호소하는 목소리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기준 공익신고 보호 요청 62건 중 34건이, 부패신고 보호 요청은 51건 중 33건이 이 같은 내용이었다. 보호가 인용되면 신고자는 자신이 입은 불이익 조치에서 원상회복될 수 있다. 그럼에도 조직 내 낙인 등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고자들이 비밀 누설, 명예훼손 등 법적 시비에 휘말린 경우도 다반사였다. 관련법에선 ‘공익신고 등과 관련해 신고자의 범죄행위가 발견된 경우 그 형을 면제하거나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법적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재단법인 동천의 이희숙 변호사는 “공익·부패신고자면 모두 무죄라는 뜻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법원도 “공익신고자 형 감면은 법원 재량이지 필수는 아니다”는 취지의 판결 내린 바 있다.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은 권익위에서 공익신고자 지위를 확인받았지만 청와대로부터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고발당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공익신고로 인정하는 범위가 지나치게 좁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권익위는 공익신고자보호법에 규정된 284개 법률 위반 사항의 제보만 공익신고로 간주한다. 하지만 여기엔 형법, 성폭력특별법 등이 빠져 있어 기업의 횡령 및 배임, 직권남용죄, 성범죄 등은 대상이 아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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