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이 2006년 진수한 손원일함
해상훈련 중 소음결함 드러나

방사청, 현대重과 부품 납품사에
2013년 200억 손배소 제기
[단독] 국제소송전으로 떠오른 '잠수함 사업'

방위사업청의 ‘장보고-Ⅱ 잠수함 사업’을 둘러싸고 참여했던 업체 간 국제소송전이 잇따르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기준치 이상의 소음 발생을 문제삼아 사업자인 현대중공업과 부품업체인 세계 3위 규모의 독일 철강회사 티센크루프(티센)에 손해배상 등을 청구했다. 그러자 현대중공업은 티센에, 티센은 방위사업청에 책임 소재 등을 규명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독] 국제소송전으로 떠오른 '잠수함 사업'

국제소송전으로 번진 잠수함 사업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하반기 티센을 상대로 “소음 문제를 일으킨 납품 부품에 대해 책임지라”며 국제상업회의소(ICC)에 국제중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송액은 최대 200억원 규모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소음 결함 등에 따른 2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장보고-Ⅱ는 국방부가 2000년부터 총 3조원 이상을 투입해 1·2차에 걸쳐 2017년까지 214급(1800t) 잠수함 9대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방위사업청은 1차 사업을 위해 2000년 HDW(2011년 티센과 합병)와 잠수함 3척 건조를 위한 부품 납품 계약을 맺었다. 국내 업체로는 현대중공업이 낙점됐다. 현대중공업이 HDW로부터 핵심 부품을 납품받아 잠수함을 건조하는 방식이었다.

현대중공업은 2006년 6월 214급 잠수함 1번함인 손원일함(사진)을 진수해 이듬해 해군에 인도했다. 손원일함은 2011년 해상훈련 중 추진전동기에서 기준치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면서 결함이 드러났다. 방위사업청은 2013년 12월 결함 수리 과정에서 입은 손해를 근거로 잠수함을 인도한 현대중공업과 해당 부품을 납품한 티센 측에 공동으로 200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2부(부장판사 윤종섭)는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에 30%(58억원)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티센에 대해서는 당초 정부와의 계약에 따라 ICC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손해배상 청구를 각하(제기요건 부족)했다. 그러자 현대중공업이 납품자는 티센이니 티센 측에 책임이 있다며 같은 규모의 중재 소송을 ICC에 제기한 것이다. 현대중공업과 티센이 벌이는 ICC 중재절차는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현대중공업 측은 법무법인 광장이, 티센 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대리를 맡았다.

티센도 韓정부 상대로 국제중재 제기

손원일함에서 발생한 소음 문제는 장보고-Ⅱ 2차 사업에서도 불거져 또 다른 국제소송전을 야기했다. 2014년 7월 1800t급 중 5번째로 진수한 윤봉길함이 같은 소음 문제로 수리에 들어가면서 현대중공업은 당초 2015년 12월까지 해군에 넘긴다는 계약 내용을 지키지 못했다. 손원일함과 마찬가지로 티센이 납품한 부품의 소음 문제였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인도 지연에 따른 배상을 하라며 현대중공업과 티센에 각각 331억원과 883억원의 지체상금을 물렸다. 현대중공업은 “지체상금이 과하다”며 방위사업청에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이 진행 중이다. 티센도 같은 취지로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ICC 소송을 제기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이날 “지난 25일 관련 소송 예산을 확보하고 국내 로펌 선임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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