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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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교우관계를 어디까지 관여해야할까. 한 어머니가 온라인에 조언을 구했다.

A 씨는 "중학교 3학년 아들의 친구문제가 쉽지 않다'며 "아이에게 친구를 가려 사귀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은데, 요즘 고민이 많다"면서 아들에게 벌어진 사건에 대해 털어 놓았다.

A 씨의 아들은 옆반 남학생 B에게 "쪽지를 전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여학생 C, D에게 전달했다. 여학생들이 쪽지 내용을 확인하고 불쾌함을 전했고, A 씨의 아들도 해당 내용을 알면서도 전달하게 돼 학생부 지도를 받게 됐다.

A 씨는 "아들이 처음엔 B에게 '이런 나쁜말을 왜 돌리냐'고 '하지 말라'고 얘기하며 말리다가 쪽지를 적었던 노트를 찢게 됐고, 노트를 찢은 게 미안해서 쪽지를 전달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B에 대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아들과 같은 반이라 알고 있던 아이"라며 "어린 녀석이 겁도 없이 일베 사이트를 들락거리고, 학교에서도 일베 단어를 쓰고, 그걸 동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리던 아이였다"고 전했다.

이어 "학교에서는 B가 친구도 없고, 혼자두면 더 비뚤어져서 제 아들이 받아주니까, '너라도 친구가 돼 주면 좋겠다'고 하셨다는데, 그래서 여태 받아준건가 싶다"며 "친구를 가려 사귀지 않아 이런 결과가 나온 건지 생각이 복잡하다"고 토로했다.

A 씨의 고민에 "서서히 멀어지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특히 불쾌한 내용이 담긴 사실을 알면서도 쪽지를 전달한 부분에 대해서 "아이가 알면서도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상황이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면서 경계해야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청소년기에는 부모보다 또래 친구들의 영향이 더 크다. 검찰청에서 범죄를 분석한 통계자료(2018)에 의하면, 소년범의 경우 강도는 82.8%, 절도는 69.7%가 공범과 함께 비행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소년원에 강도나 절도로 입원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원인을 알아본 결과, 비행성향이 있는 또래와 함께 어울리다가 동조하여 비행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교우관계가 범죄에 영향을 미친 것.

전문가들은 친구들이 나쁜 행동으로 유혹할 때 친구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아이들이 관계를 끊는 것을 거부한다면 최소한 '그 행동은 나쁘다'고 말리는 것이 진정한 친구라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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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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