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임신 발표 (사진 _인스타그램)

김소영 임신 발표 (사진 _인스타그램)

김소영-오상진 전 MBC 아나운서 부부가 부모가 된다.

김소영은 25일 자신의 SNS에 임신 소식을 전하면서 "생명의 탄생이 기쁘지만 주변에 폐가 될까 전전긍긍한다"면서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도 표현했다.

김소영은 "책임지고 앞장서야 할 일은 점점 늘어나는데 지치고 졸리고 소화가 안 된다"면서 "주변에 많은 선배들이 아이를 가졌고, 배가 부른 채 일을 했었는데 이렇게 숨 쉬는 것조차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잊고 사업을 확장한 것, 현재도 계속 일을 해야하는 여성이라는 것, 이게 시작이라는 것이 모두 두려워졌다"면서 "임신을 축복으로 여기지 못하는, 일하는 여성이 얼마나 많을까. 남편과 힘을 합쳐 방법을 찾아야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소영은 오상진 전 아나운서와 결혼하고 지난 2017년 MBC를 퇴사했다.

김소영은 퇴사 전 10개월 가량 방송을 하지 못해 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소영 아나운서의 임신 소식과 심경 발표에 일부 네티즌들은 "글 내용만 보면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인데 너무 꾸밈이 많아서 그냥 오글거린다", "이해는 가지만 좀 오버해서 유난떠는 것 같다", "본인은 굉장히 능력있고 할 일이 많은 여성인데 임신으로 인해 피해보는 것처럼 말해서 보기 불편하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임신 출산으로 인해 여성은 많은 걸 희생하게 된다. 그래도 남편이 고생한다는 걸 알아주면 많은 위로가 된다", "공감한다. 엄마가 된다는 것 생각만큼 쉽지 않은 길이다. 누구나 다 애낳고 산다고 유난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어떤 엄마든 태어나면서 엄마가 아니기에 어렵고 힘든다", "참 똑똑한 사람인 듯..오상진씨가 반한 이유가 있었네", "현실적인 이야기다. 기쁨보다 눈치가 먼저. 워킹맘은 시작부터 어렵다", "본인 SNS에 개인적인 심경을 밝힌 것 뿐인데 비난보다는 응원해 주자"는 공감의 댓글도 이어졌다.


다음은 김소영 전 아나운서 SNS 전문

처음 임신을 확인했을 때 자연스레 입가에 웃음은 피어났지만, 한편으론 어딘가 내 안의 기세가 뚝 끊어지는 느낌이었다.

실은 올해 초부터 전에 없던 피로도와 자주 나빠지는 컨디션 때문에 자책과 의심이 심했다. 책임지고 앞장서야 할 일은 점점 늘어나는데, 왜 이렇게 지치지.

왜 자정밖에 되지 않았는데 졸릴까. 신경써서 먹어도 소화가 잘 되지 않을까. 벌써 초심을 잃었나, 설마 게을러졌나. 같은 생각을 하며 불안해했다. 그 동안의 의문에 대한 명확한 답이 테스트기 두 줄에 있었다.

결혼과 임신, 출산은 행복이라는 확신에 가득찬 말들에 비해 현대 사회에서 여성이 느껴야 할 부담에 대해서는, 모두가 적당히 모른척 한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그래도 애는 있어야지, 출산율이 이렇게 낮은데, 어차피 남자가 임신할 순 없는데, 여러가지 말들로 결국 여성의 짐은 모두가 모르쇠 하는 느낌.

그런데 석 달 동안 아이를 품어보니, 알면서 모르는 척 했던 게 아니라, 여전히 잘 알지 못했던거구나 싶다. 주변에 많은 선배들이 아이를 가졌고, 배가 부른 채 일을 했었는데 몰랐다. 이렇게 숨 쉬는 것 조차 어려운지, (그 뒤 출산과 육아에 비하면) ‘고작’ 초기 입덧에 정신을 못 차리고 앓아 누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처음에는 버티기로 했다. 배가 눈에 띄게 나올 때 까지는 숨겨야겠다. 내가 아프고, 몸을 사리면? 직원들도, 서점도, 방송도, 옆에 있는 남편도 영향을 받을 테니까.

무엇보다 내가 시작한 일에 대한 애착과 욕심, 성공시키고 싶다는 꿈이 망가질 수도 있으니까. 한국에 돌아온 뒤 종일 변기통을 붙잡고, 열이 펄펄 나도 약을 먹을 수 없고, 외부 미팅이 있는 날은 요령껏 구역질을 해 가며 견뎠지만, 낮에도 밤에도 잠을 잘 수 없으니 아무렇지 않게 산다는 건 참 힘들었다.

그제야 예전에 무심코 들었던 이야기들이 실감이 갔지만 여전히, 생명의 탄생을 기뻐하기보다 주변에 폐가 될까 전전긍긍하고 남들이 모르게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 그래야 일에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생각에 몰두했다.

온몸에 발진 증상, 종일 굶는 날이 3주간 지속되자 겉으로도 티가 나기 시작했다. 외출을 자제하고 병원과 집에서 노트북을 보는 날이 많아지면서 몸보다 정신의 아픔이 문제가 됐다. 나라는 사람이 급속도로 쪼그라드는 느낌.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잊고 사업을 확장한 것, 현재도 계속 일을 해야하는 여성이라는 것, 이게 시작이라는 것이 모두 두려워졌다.

무엇보다 괴로울 때는 나의 일하는 속도가 느려진 게 확연히 느껴질 때. 갑자기 구형 컴퓨터가 된 듯한 느낌에 밀려오는 답답함. 지금 이 상황에서 ‘일 하는 속도’를 재고 있는 것에 대한 한심함. 그럼 어쩌란 말인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회사는? 직원들은? 모든 상황을 생각하면 나만 조용해지면 되는데.

나와 같은 여성들이 얼마나 많을까? 임신을 축복으로 여기지 못하는, 일하는 여성. 임신을 대비해 다가온 기회를 애써 포기하는 여성.

출산, 육아의 최소한을 배려받을 수 있는 직장을 고르느라 다른 것은 따져보지도 못한 여성. 나중에는 자신이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는 사실도 잊은 채, 생활에 치여 먼 훗날 아쉬움과 회한을 남기는 여성.

그래서, 이 문제를 잘 컨트롤해야겠다고 느꼈다. 내가 이를 악물고 지내면, 나중에 나도 모르게 우리 직원에게도 그러기를 기대할 지 모른다. 사회에서 어른이 되면 ‘나도 다 참아냈는데, 너는 왜’ 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숨기지 말고 공개해야겠다. 남편과 힘을 합쳐 방법을 찾아야겠다.

느려진 몸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하고싶은 일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보여줘야겠다. 설령 잘 안될 때에는 자책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법도 배워야겠다.

남편은 평소에도 그런 편이었지만, 최근 자신의 일을 하면서도 밥을 하고 청소하고, 집안 살림을 ‘모두’ 돌보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더욱 최선을 다하고 있다.

태어났을 때 나와 아기에게 무엇이 필요할지,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 지를 생각해준다.

예전에는 이런 말을 하는 것도 꼴사납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제는 숨기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배려받는 여성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 당연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앞으로 얼마나 신기한 일들이 벌어질까. 이제야 아이가 크고 있는 것이 실감이 가고, 조금은, 얼른 보고싶다는 생각도 든다.

앞일을 모두 예단할 수 없지만, 잘 해보자!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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