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골다공증 막는 생활습관
40대 주부 박모씨는 외출할 때마다 자외선 차단제를 앞에 두고 고민에 빠진다. 피부 노화를 막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이런 습관 때문에 비타민D 합성을 못하면 골다공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다. 피부 노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결국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기는 하지만 찜찜한 기분을 떨칠 수 없다.

외출 전 박씨 같은 걱정을 하는 사람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낫다. 오인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최근 일부에서 자외선 차단제 사용이 골다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피부가 햇빛을 쬐면 자외선에 의해 비타민D 합성이 이뤄지는 건 맞지만 비타민D를 합성하는 데 필요한 햇빛 양은 일상생활에서 햇빛에 노출되는 전체 시간을 고려하면 아주 적은 양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자외선 차단제 때문에 골다공증이 생긴다는 것은 지나친 걱정이라는 의미다.

뼈가 엉성해지는 골다공증이 있으면 골절 위험이 커진다. 골다공증을 막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피할 필요는 없지만 평소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을 지켜야 한다. ‘소리 없는 뼈도둑’으로 불리는 골다공증에 대해 알아봤다.
'소리 없는 뼈도둑' 골다공증…윗몸 일으키기 등 근력 운동으로 예방

급격히 늘어나는 골다공증

골다공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은 국내 환자는 2017년 90만 명을 넘어섰다. 의료기관을 찾지 않는 환자를 고려하면 국내 골다공증 환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몸의 골격을 지탱하는 뼈도 소멸과 생성을 반복한다. 낡은 뼈는 점차 사라지고 새로운 뼈가 계속 생기면서 골밀도가 유지된다. 나이가 들면 이 같은 기능도 노화한다. 뼈는 계속 낡아가는데 새 뼈가 잘 만들어지지 않아 뼈가 약해진다. 골다공증은 이렇게 뼈가 약해진 상태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기침 같은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진다.

대개 40세가 넘으면 남녀 모두 골절 위험이 점차 높아진다. 뼈가 가장 단단한 때는 30세 전후로 칼슘이 가장 많이 들어있는 시기다. 이때를 지나면 칼슘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서 뼈가 얇아진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척추, 손목, 고관절 부위가 부러지기 쉽다. 균형감각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길가다 넘어지면서 손으로 바닥을 짚어 손목뼈가 부러지는 일도 많다. 엉덩방아를 찧으면 고관절 골절로 이어진다. 여성은 폐경을 맞는 50대 초반을 전후로 골밀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이 때문에 폐경 후 골다공증이 많이 생긴다. 남성은 급격하게 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시기가 없다. 매년 0.5~1%씩 골밀도가 낮아진다.

골다공증은 골밀도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뼛속에 있는 칼슘 등 무기질의 양을 방사선으로 측정하는 방법이다. T점수로 골밀도를 확인한다. 젊은 층의 골밀도와 비교해 1.0 이상을 정상으로 본다.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분류한다. 1부터 -2.5 사이는 골감소증이다. 여성은 60세가 되면 절반 정도가 골감소증을 호소한다. T점수가 -2.0이면 젊은 층 골밀도보다 2배 정도 낮다는 의미다. 이 같은 골다공증의 진단기준은 폐경 이후 여성과 50대 이후 남성에게 해당한다. 젊은 사람은 골밀도가 낮아도 골절 위험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골밀도 수치만으로 골다공증을 진단하지는 않는다.

골흡수억제제 먹은 뒤 눕지 말아야

골절이 없는 골다공증 환자는 골흡수억제제 처방을 받아 복용한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주 1회나 월 1회 먹는 약인데 식도에 걸리면 소화기 점막을 상하게 해 속쓰림이 나타날 수 있다”며 “약을 씹어 삼키지 말고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섭취한 뒤 30분간 눕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3개월에 한 번 주사를 맞기도 한다. 약해진 뼈가 새로 생성되도록 돕는 골 형성 촉진주사도 있다. 인슐린 주사처럼 집에서 매일 맞거나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 병원을 찾아 맞으면 된다.

골감소증과 골다공증은 모두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칼슘과 비타민D가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한국인 4명 중 3명은 칼슘 결핍이다. 서양사람보다 칼슘을 절반 정도밖에 섭취하지 않는다. 평소 칼슘이 많이 든 음식을 먹지 않기 때문이다. 칼슘은 유제품에 많이 들어있다. 하루 2~3잔의 우유를 마시면 된다. 치즈, 요거트, 두부 반 모 정도를 챙겨 먹는 것도 좋다. 칼슘은 가능한 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음식으로 충분히 보충하지 못하면 보충제를 복용해야 한다.

중력 이기고 근력 지키는 운동 중요

건강한 뼈를 유지하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 중력을 이기는 운동과 근력을 유지하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뼈에 무게가 실리는 가벼운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이를 체중 부하 운동이라고 하는데 맨손체조, 걷기, 조깅 등이다. 주 3회 이상 30분씩 실천하면 된다. 땅을 디디며 온몸에 중력이 느껴지는 줄넘기, 달리기, 등산 등을 하면 골밀도가 높아져 뼈가 강해진다. 폐경 전 여성이 체중 부하 운동을 하면 골밀도가 높아지고, 폐경 후 여성이 체중 부하 운동을 하면 골밀도가 낮아지는 것을 막아준다. 운동 강도는 비교적 가벼운 강도와 보통 강도 사이 정도가 적당하다. 최대 맥박의 40~70%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 관절 질환을 앓고 있을 때 중력 운동을 하면 관절이 받는 압력이 높아져 관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따라서 관절이 약한 사람은 줄넘기나 달리기보다 가볍게 평지 걷기를 하는 게 좋다.

근력운동을 할 때는 초기에는 팔굽혀 펴기, 윗몸 일으키기, 앉았다 일어나기 등으로 시작하면 된다. 이후 근력운동에 익숙해지면 기구를 이용한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된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낮은 강도에서 시작해 적응되면 강도를 높이며 휴식시간을 줄여가는 것이 좋다. 노인이 근육을 기르면 넘어지거나 위급한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넘어지더라도 근육이 충격을 흡수해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 고령층은 준비운동, 정리운동,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을 모두 합쳐 전체 운동 시간이 1시간 정도 되도록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 좋다.

'소리 없는 뼈도둑' 골다공증…윗몸 일으키기 등 근력 운동으로 예방

관절이 약한 노인은 뼈와 관절에 영향이 덜한 수영을 선택하기도 한다. 수영은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골 생성률은 뼈에 적당히 자극을 줄 때 증가한다. 뼈가 자극을 받으면 스스로 방어하려는 기질 때문에 더 강해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수영은 뼈에 자극을 거의 주지 않는다. 오 교수는 “운동이 뼈에 주는 긍정적 효과는 운동을 중단하면 빠르게 사라진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오인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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