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토론회…"사회적 합의 없는 입법은 문제"
"경사노위 의결 안 거친 '탄력근로제 확대'…법 개정도 안 돼"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탄력근로제 개선 합의가 본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경사노위 의결로 간주할 수 없고 국회가 이를 토대로 법 개정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병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장은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 노동법률단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공동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탄력근로제 개선 합의에 대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법상 경사노위의 의결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 제도 개선위원회는 지난달 19일 현행 최장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고 노동자 건강권 침해와 임금 감소 방지 장치를 마련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노·사·정 합의를 도출했다.

경사노위는 지난달 7일과 11일 최고 의결 기구인 본위원회를 열어 탄력근로제 개선 합의를 의결하려고 했으나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명의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를 못 채웠고 논의 결과를 국회에 제출했다.

정 위원장은 "노동시간 제도 개선위원회에서 추인이라는 방식으로 의결됐을지 몰라도 이 합의는 노동시간 개선위 내부의 의결로, 대통령 보고사항에 불과하다"며 "경사노위법상 경사노위 협의 및 의결을 거쳐야 관계 행정기관에 이행 통보와 성실 이행 의무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사노위의 협의와 의결을 거치지 않은 이상, 국회가 노·사·정 합의라며 탄력근로제 법안을 입법할 수는 없다"며 "입법권은 국회에 있지만,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의 입법을 한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태욱 사무금융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아직 탄력근로제는 많이 활용되고 있지 않지만, 주 52시간제 도입과 (노동시간 개선위 합의대로) 단위 기간 확대 등 경영계 애로 사항이 해소되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탄력근로제 개선 합의가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전제로 근로일간 11시간 연속 휴식시간 등 노동자 건강권 보호 장치의 예외를 허용한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 변호사는 "현행 노동관계법상 근로자대표 제도가 갖는 법적 문제 내지 한계를 고려하면 근로시간 제도 자체를 형해화할 수 있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의 주체로 근로자대표를 설정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