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거센 반발에 의견수렴

지하수 이용 실태 전수조사
대체관정 등 임시대책도 마련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가 금강 공주보의 부분해체 의견을 발표한 지난달 22일 공주보 주변에 보 철거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가 금강 공주보의 부분해체 의견을 발표한 지난달 22일 공주보 주변에 보 철거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 소속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금강·영산강 보(洑) 철거 방안에 대한 반발이 잇따르자 뒤늦게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주변 지역 농민들의 지하수 이용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추가로 물 이용 대책도 내놓기로 했다.

충분한 검토 없이 보 처리 방안을 내놓은 뒤 ‘민심 달래기용’의 후속 조치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는 의견 수렴 과정에서 주민 반대가 크더라도 기존의 보 해체 방안을 그대로 상급 위원회인 국가물관리위원회로 넘길 방침이다.

뒤늦게 의견수렴 나서지만…

환경부는 19일 보 관할 시·도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역 주민과의 면담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보 처리 제시안 후속 조치 추진계획’을 내놨다. 동·면 단위의 순회 설명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지역 주민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

뒤늦게 '4대강 洑' 의견 듣겠다더니…"철거안 수정은 안해"

정부의 보 처리 방안을 실행하려면 주민 설득이 관건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4대강 기획위는 지난 2월 5개 보 중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를 해체할 것을 제시했다. 상시 개방이 결정된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도 보 해체만 안 할 뿐 수문을 최저 수위까지 항상 개방하기 때문에 보 본연의 물 저장 기능은 유명무실해진다.

보 주변 지역 주민과 지자체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공주보 지역은 주민 반대가 심해 민관협의체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 보를 없애면 농업·생활용수 등을 확보하기 어렵고 가뭄·홍수 예방 효과가 낮아진다는 우려가 크다.

하지만 이번 의견 수렴 과정에서 주민 반대가 커도 기존 해체 방안은 변경되지 않는다. 후속 조치 경과만 포함해 상급 위원회인 국가물관리위에 보고된다. 보 처리 방안을 최종 결정하는 국가물관리위가 보 해체 방안을 반려할 가능성도 낮다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보 해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국정과제인 ‘4대강 보 재(再)자연화’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3개월 남겨두고 이제야 실태조사

지역 주민들은 졸속 후속 조치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국가물관리위가 오는 7월께 4대강 보 철거 관련 최종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정된 만큼 후속 조치 기간이 턱 없이 짧다는 지적이다. 물이용 대책이 대표적이다. 환경부는 금강 공주보와 영산강 승촌보의 인근 지하수 이용 장애 우려 지역에선 지하수 이용실태 전수조사를 하고 필요하면 대체관정 등 임시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공주보 철거반대투쟁위원회 관계자는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 주변 농민이 피해를 입는다는 얘기를 수차례 했는데 이제야 전수조사를 하느냐”며 “물 이용 대책은 보 처리 방안을 결정하기 전에 준비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역문화행사 등에 대해서도 지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4대강 기획위 위원 3명 사임

보 처리 방안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4대강 기획위 소속 전문위원 3명이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4대강 기획위 전문위원회는 물환경 10명, 수리·수문 12명, 유역협력 12명, 사회·경제 9명 등 4개 분과로 이뤄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사의를 밝힌 분들께 다시 의사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확하게 누가, 어느 시점에, 무슨 이유로 사의를 나타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4대강 기획위 민간위원장인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결정을 비판하며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가 번복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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