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에서 좌회전하는데 옆 차량이 차선을 침범해 하마터면 사고가 날 뻔했다.

깜짝 놀란 운전자 A씨는 경고의 의미로 경적을 울렸다.

그러자 횡단보도 앞에서 앞차의 문이 열리더니 한 중년 남성이 내린다.

A씨는 다시 한 번 놀랐다.

최근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도로 위 보복운전이나 살벌한 운전자들의 사례가 빈번히 소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적을 울린 것을 항의하려나 생각한 순간 차에서 내린 중년 남성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다시 차에 오른다.
사고가 날 뻔 해서 옆차에 경적을 울렸더니 차에서 내려 인사하는 중년 남성 _ 출처 보배드림
사고가 날 뻔 해서 옆차에 경적을 울렸더니 차에서 내려 인사하는 중년 남성 _ 출처 보배드림
중년 남성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뒤차에게 미안하다는 의미로 비상등을 켰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차에서 내려 사과를 한 것이다.

A씨는 "순간 화가 났는데 정중하게 사과하시니 오히려 제가 더 못났다는 마음이 순간 들었다"라며 "이렇게 사과한다면 보복운전 같은 건 없어지지 않을까. 직진 신호 났는데 내리셨길래 얼른 창문 열고 괜찮다고 말했다"라고 후기를 전했다.

이 게시물에는 "경적 조금 길게 누른 게 오히려 미안해 질 듯", "처음 보는 장면인데 참 훈훈하다", "예전에 택시가 급하게 도로 진입해서 놀랐는데 다음 신호 제 옆에 와서 창문 열고 '놀라셨죠? 죄송합니다'라고 한 분 있었다. 사과하려고 따라왔다는 사실에 놀랐다", "요즘은 자기가 잘못하고도 빵 한번 하면 보복하는 세상이라 비상등만 켜줘도 고마운데 거기다 내려서 인사까지 정말 배워야겠다", "비상등으로 사과하고 내리셔서 사과하는 모습이 멋지다"라는 훈훈한 반응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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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