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과 관련해 내달 초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를 실시한다.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8일 오후 부산 중구 대청로 산업은행 영남지역본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현대중공업 주도로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가 내달 초부터 이뤄진다”며 “실사는 2개월 정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일각에서 특정한 기업을 살리기 위해 지역경제를 희생시킨다는 이야기가 있는 데 그것은 전혀 아니다”며 “이번 인수합병은 ‘윈원’이 아니라 ‘윈윈윈윈’이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두 회사 만의 상생이 아니라 당사자인 두 회사, 조선 종사자, 지역경제까지 좋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매각에 반대하는 노조가 정상적인 대화를 원한다면 공개, 비공개할 것 없이 언제든지 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조선 호황기를 맞는 지금이 매각의 적기이고 인수합병으로 인한 고통이 가장 적은 만큼 노조와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오후에는 회사 정상화에 들어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도 찾았다.이달 초 한진중공업에 대한 출자전환이 확정되면서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됨에 따라 회사 현황을 살피고 기업가치 제고와 경쟁력 확보를 강조하기 위해서다.한진중공업은 올 초 자회사인 수빅조선소가 현지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함에 따라 2018년도 연결재무제표상 자본잠식 상태였다.

한진중공업은 현지은행들과 출자전환을 통해 주식 일부를 취득하기로 하는 채무조정 합의를 성사시키며 보증채무를 해소하는데 성공했다. 자본잠식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한국산업은행을 포함한 국내 채권단도 출자전환에 동참했고 결국 국내외 채권단 12곳 6874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이 확정됐다.출자전환이 완료되면 국내외 채권단이 한진중공업 지분 83%를 보유하고,한국산업은행이 기존 한진중공업홀딩스를 대신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 회장은 이에 앞서 경남도청도 찾아 박성호 도지사 권한대행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회장은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수렴해 대우조선의 고용안정, 협력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등 공동발표 사항에 대한 약속 이행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그는 “이번 인수 계획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안정이라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고려된 사안이다”며 “인력 구조조정 필요성은 없으며 노조와도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부산 방문에 맞춰 산업은행 영남지역본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이 회장 사퇴와 대우조선해양 매각 중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정부, 산업은행, 현대자본은 대우조선 매각 시기, 절차, 결과 모두 잘못된 정책임에도 매각을 속전속결로 강행하고 있다”고 밝혔다.또 “졸속 매각이 문재인 정부 비호 아래 계획대로 진행되다가 거제와 경남지역 반대 여론이 확산하자 잠시 제동이 걸렸다”며 “다급해진 이동걸 회장이 고용과 지역 경제를 살리는 매각이라는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지난 8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자율경영체제 유지, 근로자 고용안정,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및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공동협의체 구성, 한국조선산업 발전협의체 구성, 신속한 인수절차 진행 등을 담은 공동발표문을 발표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