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못 하면 논의 결과 국회 제출…"경영계 협상 의지 없어"
경사노위 공익위원 "ILO 논의 3월 말 종료…노사합의 촉구"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국내 노동관계법 개정 문제를 논의 중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은 18일 사회적 합의를 이달 말까지는 도출해야 한다며 평행선을 달리는 노·사 양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 박수근 위원장을 비롯한 공익위원 8명은 이날 공동명의로 발표한 'ILO 기본협약 비준 등에 관한 노·사·정 합의를 위한 공익위원 제언'에서 "노·사간 타협 가능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3월 말까지 우선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완료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노사관계 개선위는 작년 11월 ILO 핵심협약 기준에 따라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동조합 가입 허용을 포함해 노동자 단결권에 관한 공익위원 권고안을 발표하고 경영계 요구에 따라 단체교섭과 쟁의행위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를 해왔다.

그러나 노·사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논의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이달 말로 정해진 논의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익위원들이 공개적으로 노·사 양측에 전향적 태도를 주문한 것이다.

특히, 공익위원들은 경영계가 논의에 소극적이라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경영계는 노조 파업에 대응한 대체근로 인정, 부당노동행위 제도 폐지, 노조의 사업장 점거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쟁의행위 찬반투표 절차 개선 등을 요구하는데 이 중 대체근로 인정과 부당노동행위 폐지는 ILO 기준과 헌법에 부합하지 않아 수용할 수 없다는 게 공익위원들의 입장이다.

공익위원인 이승욱 이화여대 교수는 이날 경사노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비공식 협상에도 참석해보니 노동계는 충분한 협상 의지가 있다는 게 감지되는데 경영계는 전혀 협상 의지를 감지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경사노위 공익위원 "ILO 논의 3월 말 종료…노사합의 촉구"

공익위원들은 경영계 요구 사항 가운데 노조의 사업장 점거 금지, 단체협상 유효기간 연장, 쟁의행위 찬반투표 절차 개선 등은 논의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노조의 사업장 점거 문제의 경우 이를 부분적으로 금지하는 판례가 있고 단체협상 유효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문제는 과거 3년으로 운영한 경험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 요구 사항에도 무리한 부분은 있다는 게 공익위원들의 설명이다.

노동계는 교섭 창구 단일화 제도 개선, 산별교섭 활성화, 단체교섭과 쟁의행위 목적 확대, 쟁의행위에 대한 민사 책임과 형사 처벌 개선 등을 요구하는데 교섭 창구 단일화 제도 개선 문제를 고치려면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공익위원들은 "노·사의 요구안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양측 요구안의 쟁점을 보다 명확히 정리한 협의 기초 자료를 지난 3월 11일 노·사에 제시했다"며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수용할 수 있는 과제를 우선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공익위원들은 이달 말까지 노·사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작년 11월 발표한 단결권에 관한 공익위원 권고안과 단체교섭·쟁의행위 논의 결과를 그대로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단체교섭·쟁의행위 의제는 노·사 합의가 없으면 공익위원 권고안도 내지 않을 방침이다.

공익위원들은 다음 달 9일까지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성과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한국과 EU가 체결한 FTA의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은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EU는 한국의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이 부족하다며 작년 12월 분쟁 해결 절차의 첫 단계인 정부간 협의를 요청했다.

EU는 다음 달 9일까지 정부 간 협의의 성과가 없으면 다음 단계인 전문가 패널 회부 절차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공익위원들은 "(전문가 패널에 회부되면) 우리나라는 FTA 노동 조항을 위반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수 있고 이는 노·사는 물론, 국민경제 전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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