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부모 피살 사건 장소인 경기도 안양의 한 아파트 모습.(사진=연합뉴스)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부모 피살 사건 장소인 경기도 안양의 한 아파트 모습.(사진=연합뉴스)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리는 이희진(33.수감중) 씨의 부모가 살해된 사건이 여러가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께 이 씨의 아버지(62)와 어머니(58)는 각각 경기 평택의 한 창고와 안양 자택에서 피살된 채 발견됐다.

이 두 사람의 사망 시점은 시신발견으로부터 3주정도 거슬러 올라간 지난달 25∼26일께로 추정됐다.

부부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가족의 실종신고가 20여일이나 지체된 점은 상식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시신 발견과 용의자 검거는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졌다. 시신은 신고접수 2시간만에 발견했고 용의자 1명도 바로 이튿날 붙잡혔다.

현재 유일하게 붙잡힌 용의자 A 씨는 경찰에서 "이 씨 부모와 돈 문제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A 씨를 포함해 모두 4명으로 지목된 상황이어서 이들 모두가 이 씨 부모와 금전 관계로 얽혀 있는지 아니면 이들중 일부는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가담했는지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A 씨의 진술과는 달리 이 씨를 향한 원한에 의한 '보복 범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용의자가 여러 명인 점은 자연스레 과거 이희진 씨의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범죄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사건의 피해자가 여럿인 데다 피해 금액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동생(31)과 함께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세워 2014년부터 2년간 1700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매하고 시세차익 130억원을 남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4월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또 원금과 투자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여러 투자자로부터 240억원 상당을 끌어모으거나 증권방송 등에 출연해서는 허위 정보를 제공하며 292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도 받았다.

경찰은 이 씨 부모의 죽음이 이 같은 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인 아들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 등을 모두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이 씨 부모 두 사람의 시신 발견현장이 서로 다른 점도 의문이다. 경찰은 여러 정황을 토대로 이 씨 부모가 모두 안양 자택에서 피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의 수사로 볼 때 용의자들은 이 씨의 어머니는 그대로 둔 채 아버지만 앞서 임대해 놓은 평택의 창고에 유기하고 달아난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왜 범인들이 달아나기도 바쁜데 시신을 옮기는 수고까지 감수했느냐는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는다.

하지만 애초 남편이 평택의 창고에서 살해된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어 경찰은 두 피해자가 발견된 장소가 다른 이유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