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이씨 부모와 돈문제"…이희진 투자피해자 '보복범죄' 가능성 조사
부부 시신 다른 장소에서 발견된 이유 수사…수사혼선 유도인가?


이른바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리는 이희진(33.수감중) 씨의 부모가 살해된 채 발견된 사건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범행 동기 및 수법, 시신 유기 등과 관련해 여러가지 궁금증을 낳는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들만 4명이 존재하고, 부부인 두 명의 피살자의 발견 장소가 각기 다르다는 점이 일단특이점으로 꼽힌다.
이희진 부모 피살 의문점…용의자 다수ㆍ2개의 시신 발견현장

지난 16일 오후 6시께 이 씨의 아버지(62)와 어머니(58)는 각각 경기 평택의 한 창고와 안양 자택에서 피살된 채 발견됐다.

이 두 사람의 사망 시점은 시신발견으로부터 3주정도 거슬러 올라간 지난달 25∼26일께로 추정됐다.

부부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가족의 실종신고가 20여일이나 지체된 점은 상식적이지는 않다.

다만, 평소 왕래가 잦지 않았거나 연락을 수시로 하지 않는 사이라면 실종신고가 늦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신 발견과 용의자 검거는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졌다.

시신은 신고접수 2시간만에 발견했고, 용의자 1명도 바로 이튿날 붙잡혔다.

만일 실종신고가 조금 더 일찍 이뤄졌다면 달아난 용의자 3명의 추적도 훨씬 수월했을 가능성이 있다.

일단 유일하게 붙잡힌 용의자 A 씨는 경찰에서 "이 씨 부모와 돈 문제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아직 A 씨 개인의 진술일 뿐이어서 정확히 '돈 문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수사과정에서 좀더 파악이 필요한 상태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A 씨를 포함해 모두 4명으로 지목된 상황이어서 이들 모두가 이 씨 부모와 금전 관계로 얽혀 있는지, 아니면 이들중 일부는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가담했는지 등은 여전히 베일 속이다.

살인에 동원된 인물이 많을수록 CCTV에 찍힐 확률, 살해행위 실행과 도주의 번거로움, 사건후 공범중 배반 가능성 등이 많은데 굳이 4명이 가담한 이유가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A 씨의 진술과는 달리 이 씨를 향한 원한에 의한 '보복 범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용의자가 여러 명인 점은 자연스레 과거 이희진 씨의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범죄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사건의 피해자가 여럿인 데다 피해 금액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동생(31)과 함께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세워 2014년부터 2년간 1천700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매하고 시세차익 130억원을 남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4월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또 원금과 투자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여러 투자자로부터 240억원 상당을 끌어모으거나 증권방송 등에 출연해서는 허위 정보를 제공하며 292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도 받았다.

경찰은 이 씨 부모의 죽음이 이 같은 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인 아들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 등을 모두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이 씨 부모 두 사람의 시신 발견현장이 서로 다른 점도 수수께끼다.

경찰은 여러 정황을 토대로 이 씨 부모가 모두 안양 자택에서 피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의 수사로 볼 때 용의자들은 이 씨의 어머니는 그대로 둔 채 아버지만 앞서 임대해 놓은 평택의 창고에 유기하고 달아난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왜 범인들이 달아나기도 바쁜데 시신을 옮기는 수고까지 감수했느냐는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는다.

경찰은 범인들이 자신들만 아는 장소에 남편 시신을 유기하면, 자택에서 아내 시신이 발견됐을 경우에 남편을 용의자로 의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렇게 시신을 분리 유기했는지 등 그 배경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하지만 애초 남편이 평택의 창고에서 살해된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어 경찰은 두 피해자가 발견된 장소가 다른 이유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공범들을 추적하는 중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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