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인재 취업 알선…경제단체가 나서야"
“우리나라 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제조업 기반이 매우 중요해요. 외국인 노동자에게만 의존해 기능직 일자리를 채워선 안 됩니다.”

한국중등직업교육학회장을 맡고 있는 조용 경기기계공고 교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 사회의 직업계 고등학교 외면 현상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직업계고에 진학하는 학생 비중이 수년째 20%를 밑돌고 있는 데 대한 걱정이 담긴 말이었다.

조 교장은 “미국처럼 서비스업과 첨단산업이 발전한 국가와 달리 한국은 조선, 자동차, 화학, 기계 등 ‘굴뚝산업’이 여전히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한다”며 “이런 분야를 책임질 기능인력을 우리 교육시스템이 꾸준히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장은 직업계고 인기가 시들해진 가장 큰 이유로 취업난을 꼽았다. 그는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지니 과거 고졸자들이 하던 일 중 ‘괜찮은 일’은 전부 대졸자들이 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너도나도 대학을 가려 하지 직업계고에 가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 교장은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선 직업계고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 교육과정 및 교수 방법의 혁신을 꼽았다. 조 교장은 “과거 직업계고 교사는 공고 출신이 많아 실무교육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최근 7~8년 새 임용된 교사는 일반고와 사범대를 거친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이런 교사들은 아무래도 실무교육에는 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는 사범대에서 아예 가르치지 않았다”며 “이런 분야는 산업현장에 있는 전문가가 가르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교장은 고졸인재들의 취업 활성화를 위해선 경제단체가 직접 나서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직업계고는 교사들이 학생의 현장실습과 취업 자리를 알아봐주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지역 상공회의소가 직접 나서 기업과 학교를 ‘매칭’해주는 독일 모델을 한국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