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간척사업후 수질 나빠져
농·공업용수로도 사용 불가능

바닷물 유입시켜 생태 복원키로
부남호 조감도.

부남호 조감도.

충청남도와 태안군은 수질이 악화된 천수만 부남호(1527㏊·태안군 남면 당암리~서산시 부석면 창리)의 갑문을 열어 해양생태도시를 건설하기로 했다.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부남호 하구를 복원해 마리나항 투자 유치와 갯벌생태복원 사업을 벌이겠다는 취지다.

충청남도와 태안군은 부남호 하구 복원 추진계획을 세우고 해양생태도시 건설 사업을 시작한다고 11일 발표했다. 부남호는 현대건설이 1984~1995년 대규모 간척농지 개발사업(서산 B지구)을 벌여 생겨난 호수다. 당시 물막이 공사에 폐유조선을 활용하는, 이른바 ‘정주영 공법(VLCC공법)’을 도입해 화제가 된 곳이기도 하다. 간척지에 농업을 육성해 식량을 증산하고 기업을 유치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는 게 충청남도의 판단이다.
부남호 조감도.

부남호 조감도.

부남호는 물막이 공사 후 농경지로 활용 중이지만 수질 악화(6등급)로 더 이상 농·공업용수 사용이 불가능하다. 도는 2007~2008년 간척농지 3616㏊ 중 2121㏊를 산업용지로 용도변경하면서까지 민간 투자를 유도했지만 기업들의 외면으로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방조제에 바닷물이 스며들면서 염해 피해도 생겨 매년 세금으로 복구비를 댈 정도다. 2017년에는 3억2000만원을 피해 지원비로 사용했다.

충청남도와 태안군은 부남호 갑문을 열어 바닷물을 드나들게 하면 간척사업 전 생태로 복원돼 신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거대한 갯벌이 생기고, 바닷물이 들어오면 요트 등을 띄워 마리나항을 건설할 수 있어서다. 인근 태안 기업도시와 서산웰빙특구에 생태 관련 기업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는 부남호 해수를 유통하면 어족자원이 늘어 매년 970억원의 어민 소득이 창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갯벌을 이용한 생태공원을 조성해 해양 힐링 공간으로 꾸미면 연간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도 유치할 것으로 봤다.

도는 부남호 하구 복원 사업을 성공시켜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도내에는 부남호 같은 호수가 간월호, 보령호, 홍성호 등 3개 있다. 이른바 역간척사업을 벌이겠다는 구상이다. 역간척사업은 간척 전으로 되돌리는 해양생태사업이다. 도는 역간척사업을 시작하면 18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42만 명(상시고용 8000명)의 고용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민간인에게 분양한 농지에 대한 보상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간척지의 농경지 1495㏊ 중 현대가 330㏊, 민간인이 1165㏊를 소유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3억원의 기본계획용역비를 확보해 부남호 하구 복원 용역을 시작했다”며 “어업 보상 협의와 여론 수렴을 위해 어민과 관리청,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천수만 해양살리기 협의체를 구성해 발빠르게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태안=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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