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와 인터넷을 이용한 콘텐츠 서비스가 다양화하면서 예술사진 시장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단순한 기록성에 머물렀던 전통적 사진(스트레이트 포토)에 더해 현대인의 생각을 표현한 ‘만드는 사진(making photo)’ 선호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30~40대 영상 디지털 세대가 경제주체로 떠올라 사진 컬렉션에 관심을 보이는 데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이 활황세를 나타내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국내 사진시장의 ‘쌍두마차’ 구본창과 이명호 씨가 올겨울 화단에 나란히 컴백하며 작품 대결을 벌인다. ‘만드는 사진’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이씨는 내년 1월6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 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회화성 짙은 전통 사진예술가 구씨는 내년 2월17일까지 부산 수영구 옛 고려제강 자리 F1963에 입성한 국제갤러리 부산점 개관전에 초대됐다. 국내 양대 화랑이 유명 사진 작가를 초대한 대규모 전시다.엘튼 존도 반한 이명호의 사진예술국내 최대 화랑 갤러리 현대가 처음 초대한 이씨는 들판의 나무 뒤에 거대한 흰색 캔버스를 설치해 찍은 사진 ‘나무 연작’ 작업으로 유명하다. 거대한 캔버스를 설치해 행위예술의 역할과 본질을 환기하면서 풍경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게 시장에 먹혔다.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과 각종 비엔날레, 기업 컬렉션 등에서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는 그는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미국의 유명 미술잡지 ‘아트뉴스’ 표지를 장식했다. 2013년에는 엘튼 존이 그의 작품 세 점을 구입해 화제를 모았다.이씨는 이번 전시에 제주 오름과 억새밭을 포착한 ‘나무’ 연작과 몽골·이집트·러시아에서 촬영한 ‘신기루’ 연작 외에 전시 제목이기도 한 신작 ‘어떤 것도 아닌, 그러나(Nothing But)’ 등 20여 점을 걸었다.신작 ‘어떤 것도 아닌, 그러나’는 부산 다대포와 서해안 갯벌의 광활한 풍경을 배경으로 하얀 캔버스만 덩그러니 놔두고 찍었다. 작가는 “가시적으로 무언가를 드러내거나 어떤 것도 담고 있지 않으나 모든 것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채집에 대한 욕망과 허망함을 다룬 또 다른 작품 ‘9분(Minute)의 층위’, 이끼 위에 놓인 돌과 흔적을 포착한 ‘돌’ 시리즈 네 점도 관람객을 반긴다.전통 문화의 혼을 잡아낸 구본창이씨가 ‘만드는 사진’으로 유명해졌다면 구씨는 작고 미묘한 것에서 시간의 흔적, 존재의 본질을 렌즈로 잡아내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1980년 초 독일에 유학했던 그는 귀국 후 보도사진과 살롱풍 사진이 주류를 이루던 당시 한국 사진 문화와는 다른 예술사진 작품을 선보여 국내 사진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4년 ‘백자’ 작업을 시작한 그는 영국박물관, 기메박물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기품 있는 조선백자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끈질기게 매달려왔다.구씨는 7년 만에 여는 국제갤러리 개인전에 ‘백자’ 연작 11점을 비롯해 새롭게 선보이는 ‘청화백자’ 연작 11점, 대형 ‘제기’ ‘연적’ 등 30여 점을 내보인다. 카메라를 통해 박물관과 미술관의 조선백자 컬렉션을 찍어온 그의 열정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겼다. 스쳐 지나가기 쉬운 도자기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들은 관람객의 가슴을 깊숙이 파고든다.구씨는 “이번에 처음 공개한 ‘청화백자’ 연작은 당대의 기호, 욕망, 가치 등을 화두로 쥐어잡고 인물 사진을 촬영하듯 도공의 혼을 카메라로 담아냈다”고 설명했다.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남재준·이병호 징역 7년, 이병기 징역 5년…이원종·이헌수 징역 5년씩"권력자의 사적 기관 전락 vs 범죄라 생각 못 해"…5월 30일 오후 선고검찰이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정기적으로 상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재준(74)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26일 열린 남 전 원장 등의 결심(結審) 공판에서 징역 7년과 자격정지 5년을 구형했다.같은 혐의를 받는 이병기(71) 전 원장에게는 징역 5년을, 이병호(78) 전 국정원장에게는 징역 7년과 자격정지 5년을 구형했다.검찰은 남 전 원장에 대해 "전권을 가진 원장의 지위를 이용해 아무런 죄의식 없이 국정원 예산을 횡령하고 매월 대통령에게 상납했다"며 "국정원이 청와대와 유착하고 권력자의 사적 기관으로 전락해 국정농단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현대차그룹을 압박해 보수단체 경우회를 지원하게 한 혐의에 대해서는 "민간기업을 하수인으로 취급했다"며 "이 시대에 사라져야 하며 국민을 배신하는 범죄"라고 질타했다.이병기 전 원장에 대해서는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뤄진 세금인 국정원 예산을 유용하고, 적극적으로 범행을 실행했다"고 말했다.검찰은 이병호 전 원장에 대해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무를 처리해야 할 가장 기본적 의무를 저버렸다"며 "누구나 원장으로 부임해도 같을 것이라 개인적 비리가 아닌 제도 탓이라는 주장은 국민에게 충격을 주고 당혹스러운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3명의 전직 국정원장은 최후진술에서 "어떠한 판결이라도 달게 받겠다"면서도 "범죄가 되리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뇌물이 결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남 전 원장은 "특활비 문제의 위법성을 추호도 몰랐다.생리적으로 권력 남용을 거부하는 사람이다.원장으로 권력을 남용했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이병기 전 원장은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 수행을 지원한다는 순수한 의미에서, 충심에서 지원했던 것"이라며 "불법이라 해도 후배들에게 뇌물이나 제공하는 파렴치한 범죄자 평가만큼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이병호 전 원장은 "대통령과 국정원 간의 특수관계가 이 특별한 사건을 다루는데 심각하게 고려돼야 한다.되돌아봐도 대통령에게 안 된다고 건의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개인 비리가 아닌 제도적 문제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남 전 원장은 재임 시절인 2013년 5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원장 특활비로 배정된 40억원에서 매달 5천만원씩 6억원을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및 뇌물공여) 등을 받는다.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은 재임 시절 각각 8억원, 21억원을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 등을 받는다.검찰은 이들과 공모해 청와대에 돈을 전달한 이헌수 전 기조실장에게는 징역 5년과 자격정지 3년을, 국정원에서 1억5천만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원종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는 징역 5년 및 벌금 3억원, 1억5천만원 추징을 구형했다.선고는 다음 달 30일 오후 2시에 이뤄진다./연합뉴스
한국외국어대 총동문회(회장 민동석)는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창립 60주년맞이 신년모임 및 ‘자랑스러운외대인상’ 시상식을 연다.자랑스러운외대인상 수상자로는 북핵 및 안보 문제 전문가인 윤덕민 전 외교부 국립외교원장(왼쪽)이 선정됐다.이번에 신설된 자랑스러운외대교수상은 글로벌 융합인재 양성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보화 전자물리학과 교수(오른쪽)가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