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뒤덮는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계속된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육교에서 시민이 길을 지나고 있다. 뒤쪽 강남 일대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사진=연합뉴스]
전국을 뒤덮는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계속된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육교에서 시민이 길을 지나고 있다. 뒤쪽 강남 일대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사진=연합뉴스]
일주일째 한반도를 덮친 미세먼지 때문에 시민들이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외출 대신 실내 활동을 선택하고 있는 가운데 실내도 미세먼지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낮 12시 30분께 서울 구로구 S중학교의 미세먼지 농도는 외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3학년의 한 교실 초미세먼지 농도는 197㎍/㎥, 미세먼지 농도는 409㎍/㎥를 기록했다. 다른 3학년 교실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153㎍/㎥, 미세먼지 농도가 273㎍/㎥였다.

1학년의 한 교실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156㎍/㎥, 미세먼지 농도가 304㎍/㎥였고, 2학년의 한 교실은 초미세먼지 162㎍/㎥, 미세먼지 280㎍/㎥였다.

같은 시각 이 학교 운동장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75㎍/㎥, 미세먼지 농도가 367㎍/㎥인 것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교실의 농도가 더 높았다.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인근의 한 백화점은 학교보다 사정은 나았지만, 여전히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 이상이었다.

이날 오후 1시께 백화점 정문 밖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88㎍/㎥, 미세먼지 농도는 327㎍/㎥였다. 백화점 1층 정문 안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72㎍/㎥, 미세먼지 농도가 134㎍/㎥였다.

1층 에스컬레이터 앞 초미세먼지 농도는 79㎍/㎥, 미세먼지 농도는 134㎍/㎥였고, 3층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45㎍/㎥, 미세먼지 농도는 72㎍/㎥였다.
5일 오후 2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오후 2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하철 승강장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날 오후 2시께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출구 밖 초미세먼지 농도는 193㎍/㎥, 미세먼지 농도는 350㎍/㎥였다.

지하철 개찰구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98㎍/㎥, 미세먼지 농도가 169㎍/㎥였고, 승강장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67㎍/㎥, 미세먼지 농도가 90㎍/㎥였다. 스크린도어가 열릴 때는 일시적으로 농도가 상승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86㎍/㎥, 미세먼지 농도가 134㎍/㎥였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역사의 미세먼지는 상시 관리하고 있다"며 "지하역사 공기 질 개선을 위해 고성능 공기청정기 254개를 전 역사에 단계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재열 교수는 "실내는 밀폐돼 있다 보니 바깥보다 더 나쁠 수 있다. 심지어 외부보다 10배 이상 높아지기도 한다"며 "미세먼지 농도가 나쁠 때는 실내도 마찬가지다. 특히 사람이 붐비는 지하철역, 도심 및 쇼핑가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조승연 연세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창문을 닫아 놓는다고 해도 완전히 밀폐되지 않기 때문에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실내도 높아질 수 있다"며 "창문을 닫아두고 공기청정기를 너무 오래 가동할 경우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숨쉬기 답답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술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이 좋지만 불편해서 사실상 어렵다"며 "공기청정기를 갖추고 실내온도를 조금 낮추는 것이 가능한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