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통신 안테나 시스템 업체인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는 해양용 위성통신 안테나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도 선정된 코스닥 상장사다. 그러나 회사는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성상엽 대표는 “보수도 섭섭하지 않게 주는데 젊고 똑똑한 사람들이 중소기업을 안 오려 해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직업교육 외면이 지속되면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에 시달리는데 대졸자들은 구직난을 겪는 ‘인력 미스매치’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에 따르면 2026년까지 대졸 이상 인력(4년제 대학·대학원 졸업자)은 19만7000명가량의 초과 공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고졸 인력은 113만2000명의 초과 수요가 빚어질 것이란 게 고용부 관측이다.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의 고졸 기능인력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국내 중소기업들의 구인난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최근 중소기업 47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채용을 진행한 기업(369개사) 중 69.4%가 ‘계획한 인원을 채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전체 응답 기업의 73.1%는 구인난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체 고등학생의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학력 인플레이션’이 빚어지다 보니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찾기 힘든 와중에도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현상이 지속돼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노동자들로 인력 공백을 메우고 있다.

직업교육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질적인 인력 미스매치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직업교육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병욱 충남대 기계금속공학교육과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노동시장 분석을 토대로 전체 학생의 40% 이상을 직업교육 코스로 보내고 있는데 한국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희망에 근거해 대학 정원을 지나치게 늘린 측면이 있다”며 “교육당국과 산업계가 긴밀하게 협조해 새로운 산업 트렌드에 맞는 직업교육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도 “인력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하려면 직업계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중산층으로 살 수 있는 사회·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