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영향 덜 받고 오염물질 유입 막는 방패막이 역할"
청정 북동풍·높은 산맥 덕에 영남권 초미세먼지 2∼3배 낮아
수도권에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5일 연속 시행되는 등 사상 최악 미세먼지가 5일 전국을 뒤덮었다.

경남지역 등 영남권도 연일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으나 하루 평균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은 서울 등 수도권보다 비교적 그 정도가 덜한 편이다.

관계 당국은 북동풍 유입 등 기압적 요인과 산맥지대로 인한 오염물질 정체 등 지형적 요인 때문에 영남권이 타 지역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다고 분석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까지 서울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무려 147㎍/㎥에 달했다.

이밖에 인천 115㎍/㎥, 경기 152㎍/㎥와 같은 수도권은 물론 광주 142㎍/㎥, 세종 152㎍/㎥, 충북 132㎍/㎥, 충남 114㎍/㎥ 등 전국이 100㎍/㎥를 웃돌며 뿌연 미세먼지에 갇혔다.

반면 경남 49㎍/㎥, 부산 38㎍/㎥, 울산 37㎍/㎥ 등 영남권은 상대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았다.

3월 초미세먼지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은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84㎍/㎥, 85㎍/㎥, 77㎍/㎥, 117㎍/㎥, 147㎍/㎥였다.

같은 기간 경남은 50㎍/㎥, 43㎍/㎥, 22㎍/㎥, 24㎍/㎥, 49㎍/㎥에 그쳤다.

75㎍/㎥를 넘으면 '매우 나쁨'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슷한 농도 분포 성향을 보인 수도권이 영남권과 비교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영남권이 상대적으로 초미세먼지 안전지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은 크게 기압적 요인과 지형적 요인 덕분이라는 게 관계 당국 설명이다.
청정 북동풍·높은 산맥 덕에 영남권 초미세먼지 2∼3배 낮아
보통 중국에서 형성된 고기압에 의해 발생한 서풍이나 북서풍이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수도권이나 충남, 전북 등 서쪽이 먼저 미세먼지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영남권은 제주 남해상 저기압에 의해 형성된 비교적 청정한 북동풍이 오염물질 유입을 막아주면서 상대적으로 초미세먼지 영향을 덜 받는다.

또 태백산맥이나 소백산맥 등 높게 형성된 산맥지대가 서쪽에서 넘어오는 오염물질을 막아주는 일종의 방패막이 역할도 한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오늘처럼 바람이 세지면 오염물질이 영남권으로 넘어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에서 매우 나쁨 수준을 왔다 갔다 한다"며 "다만 지금까지 영남권 농도가 높아지려고 하면 남해상에 형성된 저기압에 의해 해소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초미세먼지 농도 현황을 보면 영남권이 타 지역보다 2∼3배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이와 같은 지형적·기압적 요인으로 영남권은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도 기후대기과 관계자는 "산맥은 물론 지리산과 덕유산 등 서쪽의 높은 산들도 기류 흐름을 막아줘 영남권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을 수 있었다"며 "경남의 경우 보통 거창이나 함양 등 서부 경남이 초미세먼지 농도가 먼저 높아지고 중부는 영향을 늦게 받는 게 이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