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채용 협박당해" vs 김 "JTBC 사옥으로 불러서 찾아가"
19시간 조사받은 손석희·김웅…'폭행·협박' 놓고 '평행선'
손석희 JTBC 대표이사의 '폭행·협박'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손 대표와 프리랜서 기자 김웅(49) 씨를 각각 불러 고강도 조사를 했지만, 양측은 여전히 상반된 주장을 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손 대표와 김씨의 진술 내용과 제출받은 메신저 대화 등의 증거자료를 토대로 진술 신빙성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16일 손 대표를, 지난 1일 김씨를 경찰서로 불러 19시간가량 조사했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부터 경찰 조사까지 양측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사안은 JTBC 채용을 두고 실제로 협박이 있었는지다.

손 대표는 김씨가 교통사고 기사화를 빌미로 JTBC 채용을 요구했고, 이후 거액의 금액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김씨와 수차례 만난 것도 협박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씨는 손 대표를 협박한 사실이 없고 JTBC 채용, 사업 용역 모두 손 대표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손 대표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로 볼 때 협박당한 사람의 행동이 아니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협박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협박으로 볼 수 없는 메신저 대화 등의 증거를 경찰에 충분히 제출했고 추가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씨 측은 "손 대표가 직접 김 기자를 불러 JTBC 사옥에 방문했다"며 "협박당한 사람이 자신의 직장으로 협박 가해자를 불렀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JTBC 사옥 방문도 손 대표가 날짜를 잡고 직접 일정을 잡은 것이다. '며칠에 와라' 이런 식이었다"며 "10번의 가까운 만남 모두 손 대표가 강제적으로 오라고 해서 만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폭행에 대해서도 상반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김씨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일식 주점 방안 폐쇄회로(CC)TV가 없어 경찰은 양측 진술을 토대로 구체적 상황을 파악 중이다.

손 대표는 폭행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정신 좀 차려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안의 전부"라며 폭행을 부인했다.

폭행이 아닌 경미한 신체 접촉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씨는 주먹으로 정확히 얼굴을 가격당했다고 주장하며 전치 3주의 진단서도 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씨 측은 "당시 폭행 상황을 매우 구체적으로 경찰에 진술했다"며 "김 기자가 자리를 떠나려 하자 폭행한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양측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만큼 제출받은 증거자료를 분석하는 데 집중하면서 향후 추가 조사를 검토할 계획이다.

김씨는 앞서 지난 1월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의혹을 촉발했다.

이에 손 대표는 "김씨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검찰에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김씨를 고소했다.

그러자 김씨는 지난달 8일 폭행치상·협박·명예훼손 혐의로 손 대표를 맞고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