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임단협 갈등 확전'…노조, 민주노총과 공동투쟁 결의
신규투자·구조조정 중단 등 촉구…공동집회·선전전 계획
협력업체들 "1천100억원대 손실"…조속한 타결 호소
부산상공계와 르노삼성차 협력업체들 "노사 함께 상생의 길 찾아주세요" 호소
르노삼성자동차 협력업체와 부산상공계는 28일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르노삼성차 임단협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르노삼성차 노사의 임단협 갈등차가 갈수록 커져가면서 부산경제가 더욱 추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르노삼성차 협력업체(르노삼성차 수탁기업협의회)와 부산 상공업계를 대표하는 부산상의는 “진전 없는 협상과 27일까지 총 152시간에 달하는 파업으로 협력업체들과 부산·경남 지역 경제가 모두 큰 위협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조선에 이어 자동차 산업마저 무너진다면 부산경제가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되는 만큼 새로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때까지 조금씩 양보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자”고 요청했다.

협력업체 A사 대표는 "지난해부터 르노삼성차 생산감소와 불안정한 가동으로 이미 11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며 “여기에 2차, 3차 협력사들의 피해까지 고려하면 지금까지의 파업만으로도 회복이 어려운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르노삼성차 협력업체는 전국적으로 260개사,부산과 경남에 있는 1차 협력업체에만 1만20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많은 중소 및 영세 협력회사들은 자금난 심화로 사업 존폐의 기로에 몰려있고 구조조정으로 인해 수많은 근로자들이 실직의 아픔을 겪고 있다”며 “르노삼성차 노사가 과거 르노삼성자동차의 상생 DNA와 건강한 노사 문화를 하루 빨리 회복해 부산공장의 조속한 정상화를 이루어줄 것”을 당부했다.

르노삼성차의 한 협력업체 대표는 “르노삼성차가 한번 파업을 할 때마다 우리 회사는 5000만원씩 직접적인 손실이 입는다”며, “만약 3월 8일까지 임단협 결론이 나지 않아 향후 신차 물량 확보가 불투명해 지면 회사 경영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인호 부산시민단체 대표는 “르노삼성 협력업체 중 부산·경남 지역에 위치한 90곳이 1조2000억원 이상의 매출로 전체 협력업체 매출의 55%를 차지하고 있고, 1만2000명 이상의 지역 인재들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다”며 “소모전 양상의 노사대립이 지속되면 그만큼 지역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 만큼 조속한 부산공장 정상화에 힘을 합쳐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두고 회사 측과 갈등을 빚는 르노삼성차 노조는 이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 부산역본부와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와 공동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회사측은 노조측의 요구사항인 기본급 인상에 대해 동결을 주장하며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제대로된 협상안을 제시하며 대화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이들은 “르노삼성차가 인력을 감축하고 작업을 외주로 돌려 비정규직을 양산하면서 지역 경제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회사인 르노그룹도 신차 투입 등 투자계획 없이 소극적인 경영으로 자본 회수의 우려마저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원들은 “르노삼성차를 위한 실질적인 투자계획을 밝히고 구조조정 중단 등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들은 이 같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앞으로 대규모 공동집회, 조합원 교육, 대국민 선전전 등 공동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 사측 관계자는 “2008년 국제금융위기와 환율급등 등으로 제조원가가 올라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부품 국산화에 나서 생산단가를 낮추고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위탁생산을 제외하면 생산량이 줄고 있는 점을 감안해 노사가 새로운 수출물량을 만들어내고 생산력을 높여 일자리를 만들어내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부산공장은 르노그룹 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시설인 만큼 새로운 기술개발과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노사가 협상테이블에서 만나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