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내달부터 에듀파인…"회계비리 꼼짝마"
앞으로는 사립유치원에서 교육비를 원장이나 설립자의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일이 줄어들 전망이다. 사립유치원에 국가관리회계시스템 ‘에듀파인’(사진)이 도입돼서다.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에 적용할 에듀파인을 18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원아 수 200인 이상 대형 사립유치원 580여 곳과 자발적으로 신청한 유치원 105곳이 내달부터 에듀파인을 사용하게 된다. 내년 3월 1일부터는 모든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을 도입할 방침이다.

에듀파인의 가장 큰 특징은 유치원 회계를 재원별로 엄격히 분리하고, 사용 내역을 전자이력으로 남기는 데 있다. 유치원 회계는 정부의 보조금·지원금, 수익자(학부모) 부담금, 이 밖의 재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유치원이 현장학습 등을 이유로 수익자 부담금을 거둬들인 뒤 돈이 남으면 학부모에게 돌려줘야 하지만 재원이 섞여 제대로 환급되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그간 재원을 제대로 구분하지 않고 한 통장에서 관리하는 유치원이 많아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에듀파인을 사용하면 이 같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계부정, 회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경고 기능도 있다. 사립유치원에서 자주 발생해온 약 20가지의 회계 부정·사고 시나리오를 에듀파인에 탑재해두고, 각 유치원에서 회계사고·부정으로 의심되는 움직임이 보이면 사전 경고한다. 예컨대 에듀파인에 입력한 거래업체 예금주 이름은 똑같은데 계좌번호가 다르다면 ‘클린재정’ 메뉴에서 이 같은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이지은 교육부 사립유치원 공공성강화지원팀장은 “유치원에서 실수로 회계 처리를 잘못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며 “또 의도적으로 부정을 저질렀다면 이후 교육청이 효과적인 감사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