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올 겨울 첫눈이 내리면서 도심 고지대 일부 기능이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공식 적설은 0.2㎝밖에 안 됐지만 고지대가 많아 유치원생 350명이 한 때 발이 묶이기도 했다.31일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부산기상청 공식 관측지점인 대청동에 0.2㎝ 적설량이 기록됐다. 새벽부터 내린 비가 낮 12시부터 영하의 날씨에 눈으로 바뀌어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는 대부분 그친 상태다.눈은 대부분 지역에서 내리자마자 녹았지만 서구 꽃마을 등 고지대에서는 2∼3㎝가량 쌓였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차량 통행 제한 등 소동이 벌어졌다.고지대 유치원생 350명이 도로 결빙으로 한때 발이 묶이는 일도 발생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귀가 예정이던 서구 내원정사 유치원생이 도로 결빙으로 통학차량 운행이 중단되는 바람에 2시간 넘게 발을 동동 굴렀다. 제설작업이 완료돼 오후 4시 30분께부터 통학 차량이 운행되고 있다. 고지대를 중심으로 내린 눈 때문에 총 6곳 도로가 통제됐다. 오전 9시 50분께부터 부산 서구 꽃마을로 400m 구간이 통제됐다.꽃마을을 오가는 마을버스도 오전 10시께부터 운행을 중단해 주민들은 걸어서 마을을 올라가야 했다. 오전 10시 40분께부터는 부산 북구와 금정로를 잇는 산성로(6.3km)가 양방향 통제됐으며, 사상구에 있는 운수사 입구(2.2km)도 차량 진입이 금지됐다.황령산 순환도로 양방향과 북구 만덕고개∼석불사 도로, 동래구 온천동 철학로, 사상구와 사하구 고지대에 있는 일부 아파트 단지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급한 오르막 등하굣길로 유명한 동의대에도 비교적 많은 눈이 내려 학내 일부 구간에 쌓였다.동의대는 자체 보유한 제설차를 가동해 순환 버스가 다니는 도로를 중심으로 제설작업을 벌였다. 방학이어서 큰 불편은 없지만, 눈이 계속 내리는 바람에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외부 일정은 취소하고 배달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했다.산복도로가 있는 부산 동구와 중구 고지대 마을에서는 차들이 교통사고를 우려해 저속 운행했으며 보행자들도 낙상사고를 우려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구덕산 자락 고지대에 있는 부산시립 정신병원과 대남병원 앞 진입 도로도 차량 통행이 제한되면서 입원환자 보호자나 외래 환자들이 차를 두고 10분 이상 걸어 올라가는 불편을 겪었다.이날 내린 비와 눈으로 지난 15일부터 보름 넘게 지속한 부산 건조 특보는 해제됐다.부산 일선 지자체들은 고지대를 중심으로 쌓인 눈을 치우고 염화칼슘을 뿌리는 등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산발적으로 눈이 내리고, 기온도 영하권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도로결빙에 따른 교통사고와 낙상사고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24일 폭설로 내린 첫눈에 대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첫눈을 보면서 만주 대륙을 떠올렸다"고 한 반면 야당은 첫눈이 내리면 놓아준다던 탁현민 행정관의 사퇴를 요구했다.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5일 자신의 SNS에 "하얗게 쌓인 눈을 보면서 엉뚱하게 만주와 대륙을 떠올렸다"며 평양 선언에 담긴 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도 연내에 가능할 것이라며 상상력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조사사업이 유엔 제재를 면제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비핵화와 함께 속도를 낸다면 당장 2022년에 경의선을 타고 북경으로 동계올림픽 응원을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반면 야권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SNS에 "첫눈이 내리면 놓아준다는 청와대 쇼 기획자는 어떻게 처리할 지 한 번 지켜보자"며 "쇼는 그만하고 도탄에 빠진 민생을 돌보라"고 주장했다. 배현진 한국당 대변인은 "오늘을 기다렸다. 탁 행정관을 향한 임 비서실장의 끈적대는 미련을 더 보고 싶지는 않다"며 "(탁 행정관의 사퇴로) 부디 이 정권이 한 공연기획자의 손에 연명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달라"고 했다.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 또한 논평을 통해 "첫눈이 오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이제 그만 그를 놓아주자"고 밝혔다.지난 6월 탁현민 행정관이 사의를 밝히자 임종석 비서실장은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고 했던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하얗게 쌓인 눈을 보면서 엉뚱하게 만주와 대륙을 떠올렸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사진)이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남북 철도 연결 공동조사 사업이 유엔(UN)의 제재 면제를 받았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올린 글의 서두를 이렇게 뗀 것이다.임 실장은 “남북의 합의와 인내,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이룬 소중한 결실이다. 평양 선언에 담긴 착공식도 연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한 뒤 만주 대륙을 언급한 이유를 풀어썼다. 그는 “우리가 연결하게 될 철도와 도로는 남북을 잇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요녕길림흑룡강의 중국 동북 3성은 장차 한반도와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2억(명)이 훌쩍 넘는 내수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짚으면서 “육로를 통해 대륙으로 사람이 나가고, 대륙의 에너지망이 한반도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상상력을 활짝 열어야 한다. 과거의 틀에 우리의 미래를 가두지 않아야 한다”고 부연하기도 했다.그러나 야당은 임 실장의 의도와 무관하게 과거 임 실장의 ‘첫눈’ 발언을 거론했다. 전날 서울에 첫눈이 온 것을 계기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거취 문제를 다시 쟁점화한 것이다.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첫눈이 내리면 놓아준다던 청와대 쇼 기획자(탁 행정관)를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보자”는 글을 올렸다. 배현진 한국당 대변인도 “첫 눈이 푸짐하게 내렸다, (탁 행정관을 향한) 임 실장의 끈적대는 미련을 더는 보고 싶지는 않다”라고 공격했다.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첫눈 오면 놓아주겠다던 탁현민 행정관을 그만 놓아주자”는 논평을 냈다. 지난달에는 설악산에 첫눈이 내리자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청와대는 약속대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을 놓아주길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