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상 위험 근로자에 전가하는 결과 초래"
대법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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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정기상여금 등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이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14일 오전 오전 인천 시영운수 소속 버스 기사 박모 씨 등 22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회사 측 손을 들어준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2심 법원인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강행규정보다 신의성실의 원칙을 우선해 적용할 것인지를 판단할 때는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등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을 경영하는 주체는 사용자이고 기업의 경영 상황은 기업 내외부의 여러 사정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로 배척한다면, 기업 경영에 따른 위험을 사실상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모 씨 등 22명은 지난 2013년 3월 시영운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단체협약에서 정한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므로 그에 따라 연장근로수당을 다시 계산해 차액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낸 것이다.

1·2심은 회사가 추가로 임금을 지급하면 예측하지 못한 경영상 어려움을 불러오게 돼 신의칙에 반한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통상임금 지급으로 기업에서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에는 신의칙을 적용해 소급분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후 통상임금 사건은 각각 다른 판단이 나왔고 2015년 10월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그리고 이날 대법원 2부 소속 대법관들은 대법원은 하급심과 다른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번 판결로 통상임금 적용 기준과 관련한 아시아나항공과 현대중공업 등 관련 소송에서 엇갈렸던 하급심 판단들도 기준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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