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14일 이사회를 열어 전수안 전 대법관(67·사진)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전 신임 이사장은 1978년 판사 임용 이후 서울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광주지방법원장, 대법관 등을 지내고 2012년 퇴임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이사장, 사단법인 선 고문, 대한적십자사 법률고문 등도 맡고 있다.
얼마 전 사의를 표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의 후임으로 조재연 대법관(사진)이 임명됐다. 조 대법관은 특정 정치 성향으로 분류되진 않으나 김명수 대법원장이 추진 중인 ‘사법개혁’에 뜻을 같이한다는 평가다.4일 대법원은 “오는 11일 안 처장이 대법관으로서 재판업무에 복귀하고, 그 후임으로 조 대법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조 신임 처장은 약 24년간 변호사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법원 내부의 한정된 시각이 아니라 국민의 시각에서 사법개혁을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임명 사유를 설명했다.법조계에서 조 신임 처장은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대법관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그는 덕수상고를 나와 한국은행에서 일하던 중 성균관대 법학과를 야간으로 졸업하고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전두환 정권에서 판사로 근무하는 동안 각종 시국 사건에서 소신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1993년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7년 7월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으로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대법관 후보 시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사법개혁에 대한 소신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당시 그는 “대법원장에게 사법부 인사·예산권 등 권력이 지나치게 쏠린 것은 당연히 고칠 필요가 있다”며 “사법부 내부 민주화를 요구하는 비판의 목소리를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와 여당의 법관 탄핵 및 특별재판부 구성 압박 등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한 사법부의 행정을 책임져 온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사법연수원 15기·사진)이 취임 1년 만에 물러난다. 안 처장은 3일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몇 차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사의를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해도 바뀌고 새로운 구상에 따라 업무를 쇄신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받아들여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작년 1월 임기 6년의 대법관으로 임명된 데 이어 전국 법원의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임기 2년의 법원행정처장 보직을 맡았다. 그는 “법관은 재판할 때 가장 평온하고 기쁘다. 재판에 복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해 대법관으로서 재판에 주력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약 30년간 민사재판, 형사재판, 행정재판 등을 두루 경험한 그는 행정법과 민사집행법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다.그는 사의를 밝힌 배경에 대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지난 1년이 평상시의 2년보다 훨씬 길었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작년 한 해 법원을 대표해 국회 국정감사와 법제사법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출석, 여야 의원들의 사법부에 대한 공격을 혼자 방어해왔다. 여당은 사법농단에 연루된 법관에 대해 탄핵을 추진하고, 이들에 대한 영장 기각이 많다며 특별재판부 구성을 요구했다. 그는 검찰 수사 이후 격화된 사법부 조직 내부 갈등도 봉합해야 했다. 서울고법 한 부장판사는 “각종 현안말고도 판사 3000명, 법원 직원 1만5000여 명의 행정을 책임지는 법원행정처장의 임무는 보통 중노동이 아니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김 대법원장과의 갈등설에 대해선 “김 대법원장은 다양한 견해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분으로 세부적 의견 차이를 갈등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일축했다. 안 처장은 법원 내 주류 세력으로 떠오른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나 우리법연구회 출신도 아니어서 특별한 정치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학창시절부터 부회장을 맡는 등 리더십이 있고, 평소 온화한 성품으로 법조계 신망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제도 개선, 인권 보장,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등 사법부의 해묵은 과제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다. 이르면 4일 발표될 예정인 후임 처장은 조재연 대법관(12기)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김상환 신임 대법관(52·사법연수원 20기·사진)은 28일 “언제쯤 사법부가 국민의 굳건한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며 “사법부에 대한 희망과 믿음이 되살아나도록 성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김 대법관은 이날 서울 대법원청사 2층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사법부는 스스로에 대한 경계를 소홀히 한 나머지 국민의 사랑과 믿음을 잃고 있다”며 “법원 동료들을 믿고 그들과 함께 사법의 든든함을 회복하기 위한 길에 기꺼이 나서겠다”고 했다. 김 대법관의 취임으로 지난달 1일 김소영 대법관 퇴임 후 세 명만 있었던 대법원 2부가 두 달여 만에 정상화됐고, 전원합의체도 13인 체제로 재정비됐다.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60여 일의 대법관 공백 사태를 해소하고 해를 넘기기 전에 대법관 구성이 완성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법원이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 빨리 국민의 신뢰를 찾을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