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10일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10일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응급의료 시스템 개선에 평생을 바치다 세상을 떠난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영결식이 10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이 거행된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 9층 대강당은 유가족 및 병원 동료와 의료계 인사 300여 명으로 가득 찼다.

설 연휴인 지난 4일 병원 집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윤 센터장은 전국 응급의료 데이터를 통합·관리하는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시스템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설립과 닥터헬기(응급의료 전용 헬기)를 도입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교수는 추도사를 통해 아주대병원에 배정돼 곧 운행을 시작할 닥터헬기가 윤 센터장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선생님이 다른 기체(헬기)와 혼동하지 않도록 기체 표면에는 선생님의 존함과 함께 콜 사인(call sign)인 ‘Atlas’를 크게 박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고인을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인간을 위해 불을 훔친 아틀라스에 비유했다. 그는 “세상 사람들은 아틀라스의 존재를 알지 못하지만 아틀라스는 무심하게 형벌과도 같은 일을 버텨낸다”며 “선생님은 바로 아틀라스”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과 같이 일했던 동료들도 눈물과 함께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윤순영 국립중앙의료원 재난응급의료상황실장은 “센터장님께서 일궈놓으신 이 중앙응급의료센터, 당신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다”며 “당신의 뜻을 받들어 항상 국민의 눈높이에서 일하겠다”고 했다. 고인은 서울시립승화원에서 화장된 뒤 장지인 경기 포천시 광릉추모공원에 안장됐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