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한 편의점의 점주 박모씨(59)는 올해 들어 소득이 아르바이트 인건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부가 하루 10시간씩 꼬박 일하고 있지만 각종 비용을 빼고 나니 지난달 196만원이 남았다. 지난해 12월 236만원이던 순수익이 한 달 만에 17% 줄었다. 반면 근무자 월급과 주휴수당으로 나가는 금액은 370만원에서 410만원으로 뛰었다. 박씨는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면서 물품 발주와 유통기한 관리를 하고 알바생까지 신경 써야 한다”며 “그런데도 점주 소득이 알바생보다도 적은 건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라고 성토했다.

박씨는 편의점주 중에선 그나마 나은 수준이다. 1일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에 따르면 전국 4만5000여 개 편의점의 지난해 월평균 순수익은 123만원으로 집계됐다. 점주가 평일에 하루 10시간씩 일하는 경우를 기준으로 산출한 액수다. 같은 노동시간을 가지고 지난달에 적용하면 월 순수익은 76만원으로 뚝 떨어진다.

전국 편의점의 월평균 매출인 4950만원에 평균 마진율인 27%를 곱하면 영업이익인 935만원이 산출된다. 여기에 본사가 30%를 가져가고, 임차료(168만원)와 인건비(426만원)를 제하고 나면 남는 금액이다. 올해 월평균 인건비는 473만원으로 늘었다. 인건비만 보면 11% 늘었지만 점주들의 수익은 123만원에서 76만원으로 무려 38.2% 감소한 셈이다. 통상 인건비의 10% 수준인 4대 보험료까지 계산하게 되면 수익은 더 줄어든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관계자는 “주휴수당은커녕 최저임금도 맞춰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하루 10시간씩 편의점을 경영하고 버는 대가가 하루 8시간 일하는 알바보다 못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