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캘거리대 연구팀, 미국 의협 저널에 보고서
"과도한 디지털 화면 노출, 유아 발달지체 부를 수도"
만 5세 이하의 유아가 TV, 스마트폰 등의 스크린(화면)을 너무 많이 보면 발달지체가 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의학전문 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www.medicalxpress.com)'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캐나다 캘거리대 심리학과의 셰리 매디건 조교수가 주도했고, 보고서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캘거리시에 거주하는 만 2세, 3세, 5세 유아 2천400여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과 정신적·신체적 발달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를 위해 유아 어머니들을 설문 조사했다.

유아의 스크린 노출 형태로는 TV 보기, 컴퓨터 이용, 비디오 게임 하기,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갖고 놀기 등이 망라됐다.

매디건 교수는 "유아들의 스크린 노출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 내지 3시간이었다"면서 "이런 스크린 앞에 놓인 아이들은 나중에 발달지체를 보였다"고 말했다.

만 2세부터 5세 유아의 디지털기기 이용은, 고품질 프로그램으로 하루 1시간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게 미국소아과학회(AAP)의 가이드라인이다.

그러나 유아의 스크린 노출 시간과 발달 수준의 연관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 드러났다.

만 2세와 3세 때 스크린 노출 수위가 높았던 유아는, 각각 3세와 5세 때 받은 발달 검진 테스트에서 저조한 수행 능력을 보였다.

이 검사 도구는 유아의 의사소통, 문제해결, 교제·운동 등 기능을 알아보는 것이다.

인과관계가 입증되진 않았지만, 유아의 과도한 스크린 노출은 몇 가지 경로로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예를 들면 스크린 앞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학습 기회를 놓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스크린에 정신이 팔려 자전거 타기, 뛰어놀기 등 그 나이에 필요한 운동기능 연습을 하지 못 한다는 것이다.

스크린 자체는 물론 그것을 통해 접하는 각종 앱(app)과 게임은 유아의 두뇌 발달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밝은 빛은 내는 디지털 인터페이스는, (관련 행위를) 강화하고 반복하는 속성이 있어 빠르게 성장하는 유아의 뇌 발달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이 너무 겁에 질려 당황해할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직 유아의 스크린 노출 시간과 그 영향에 대한 연구는 걸음마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매디건 교수가 부모들을 위해 내놓은 네 가지 조언이다.

1. 미국 의사협회 권고에 따라 아이의 스크린 노출 시간을 제한하라.
2. '어떻게, 어디서, 얼마나 자주' 등에 관해 온 가족의 미디어 이용 계획을 세워라.
3. 아이의 이용 행태를 관찰하고, 아이에게 모범을 보이는 미디어 멘토가 돼라.
4. 아이가 미디어를 이용할 때 곁에서 함께 하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