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손석희(63) JTBC 대표와 프리랜서 김웅 기자(49)가 각각 공갈미수와 폭행 건으로 서로를 고소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동승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손석희 대표는 논란이 일자 입장문을 내고 "2017년 접촉사고 당시 동승자가 있었다는 주장과 일부 보도는 명백한 허위"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증명할 근거도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고, 2017년 접촉사고 당시 동승자가 있었다고 주장한 프리랜서 기자를 김웅 씨라고 실명 공개하면서 "이번 사안을 의도적으로 ‘손석희 흠집내기’로 몰고 가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당사자 김웅씨의 의도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사안을 둘러싼 모든 가짜 뉴스 작성자와 유포자, 이를 사실인 것처럼 전하는 매체에 대해서도 추가 고소를 통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씨가 손 사장에게 거액을 요구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김씨의 구체적인 공갈 협박의 자료는 일일이 밝히는 대신 수사 기관에 모두 제출하겠다"라고 했다.

앞서 서울 마포경찰서는 김씨가 지난 10일 오후 11시 5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본식 주점에서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지역 파출소에 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씨는 사흘 뒤인 13일 마포경찰서를 방문해 사건을 정식으로 접수했다.

김씨는 손 대표와 단둘이 식사를 하던 중 네 차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 전치 3주의 상해진단서와 당시 녹음했다고 주장하는 음성파일을 e메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사장이 김 씨를 공갈미수와 협박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경찰은 검찰 지휘 하에 이 두 사건을 병합해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손 대표는 다양한 논란에도 28일 흔들림없이 JTBC뉴스룸을 지켰다.

특히 이날 뉴스룸에서는 '김학의 별장 성접대 수사'와 '현직 검사 음주운전·접촉사고 후 도주하다 체포됐다는 내용의 기사들이 다루어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는 손 대표는 접촉사고를 빌미로 김씨가 채용 청탁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김 기자는 오히려 손 대표가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일자리와 투자 등을 먼저 제안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이다.

김웅 기자는 27일 문자메시지 한 통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손 대표 측이 자신에게 월 수입 1000만원이 보장되는 용역 사업을 주겠다"는 회유성 제안을 했다며 "이는 (JTBC에 대한) 손 대표의 명백한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김씨 측에 수신된 해당 문자에는 손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월 수입 1000만원을 보장하는 2년짜리 용역 계약을 제안하면서 "월요일 책임자 미팅을 거쳐 오후에 알려주겠다"라고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세부적 논의는 양측 대리인 간에 진행해 다음주 중 마무리하겠다"라는 언급도 있었다.

김씨는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2017년 4월16일 심야 시간에 손 대표가 경기도 과천의 한 교회 인근 공터에서 접촉 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해 도주한 것이 이 사건의 발단"이라며 "사고 직후 피해자들에게 추적당해 4차로 도로변에 정차했고,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상황이 마무리됐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당시 사고 피해자들은 조수석에 젊은 여성 동승자가 있었다고 전했다"라고 덧붙였다.

사건의 발단이 시작된 과천 교회 주차장에는 각종 언론사 및 유튜버들이 몰려들어 생방송을 하는 등 '성지'로 떠올라 눈길을 끌었다.
유튜버인 배승희 변호사가 직접 다녀온 손석희 교통사고 현장 과천 교회 주차장 _ 칠흑같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유튜버인 배승희 변호사가 직접 다녀온 손석희 교통사고 현장 과천 교회 주차장 _ 칠흑같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과천 교회 주차장을 직접 찾아가 본 배승희 변호사는 "밤에 찾은 주차장이 온통 새카맣고 아무것도 안보인다"라며 "일방통행 길이라 주차장에 가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어딜 지나다가 갈 수는 없는 곳이다. 노모와 함께 갔다고 하기에도 이해가 어렵고 혼자 생각을 하러 갔다고 하기에도 수상하다"라고 지적했다.

김씨가 한 언론을 통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손 대표로 추정되는 남성이 "교회 쪽이었다. 그건 뭐 누구나 세우는 데니까. 내가 진짜 왜 거기 잠깐 세우고 있었는지 얘기하고 싶어 죽겠다 솔직히"라고 말한다.

김씨가 "화장실 다녀오셨느냐"라고 묻자 "화장실 아니다. 그거보다 더 노멀한 얘기다. (기사를) 안 쓰겠다고 얘기하면 얼마든지 얘기한다. 진짜 부탁을 하는데 어떤 형태로든 이게 나오면 정말 (나는) 바보가 된다"라고 부탁하는 음성이 담겼다.

손 대표의 입에 쏠린 시청자들의 관심은 뉴스룸 시청률 상승으로 나타났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8일 방송은 지난 주 월요일(6.0%)이나 금요일(5.3%)에 비해 소폭 오른 6.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