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6,7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18’엔 전 세계 40개국에서 3072명이 다녀갔다. 참석자들은 “콘텐츠면에서 세계 최고의 포럼”, “산업계와 교육계, 학계가 만나는 산학협력의 장 그 자체”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한국경제신문은 인재포럼을 빛낸 명연사들의 통찰과 혜안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다시보는 글로벌인재포럼 2018’ 코너를 마련했다. 포럼기간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때 ‘만족스러운 발표자’ 항목에서 상위권에 든 연사들의 강연을 매주 한편씩 소개한다.

[다시보는 2018 글로벌인재포럼] 황성현 카카오 인사총괄부사장 "新인류 밀레니얼세대는 기존 보상체계로 잠재력 못끌어낸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최근 한국 스타트업계로 돌아온 황성현 카카오 인사총괄부사장은 “한국은 27년 전과 인재경영(HR) 방식이 달라진 게 없어 안타깝다”며 “밀레니얼 세대 등 새로운 인재의 특징을 알아야 조직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6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18’에서 황 부사장은 “요즘 석학들을 만나면 4차 산업혁명 얘기를 많이 하지만 솔직히 미래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잘 모르겠다”며 “분명한 건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기술이 발전해도 역설적으로 사람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산업혁명을 거듭하며 인류사회는 새로운 인재상이 떠오르고 기존 인재상이 붕괴되는 현상을 반복해왔다”며 “1·2차 산업혁명 때는 기술 인재들이 등장했고, 3차에서는 디지털 인재가 부상한 것처럼 4차 산업혁명도 마찬가지일 것”라고 예상했다. 이어 “기술적 불안감보다는 새로 떠오를 인재를 어떤 인사조직 체계에 담아내고 발전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부사장은 ‘밀레니얼 세대’에 주목했다. 밀레니얼 세대란 1981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미국 퓨리서치 기준)를 말한다. 새로운 밀레니엄(2000년) 이후 성인이 돼 트렌드를 이끄는 주역이 됐다는 뜻에서 사용하는 표현이다.

황 부사장은 “밀레니얼 세대는 기존의 보상이나 평가 틀로 잠재력을 끌어낼 수 없다”며 “그들의 특징이 뭔지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과거처럼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기보다는 ‘어떤 아이디어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을까’에 관심이 많은 세대”라며 “24시간 온라인에 접속 상태이고 그래서 전세계적 관심사를 보이는 등 국경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즉각적 보상이 있어야 성과를 낸다”며 “과거 성과를 내면 다음 해 1, 2월이나 돼야 보너스를 받는 건 지금 세대에겐 자극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중시하고 개인적 가치와 사회적 기여에 모두 관심이 많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았다.

이 같은 ‘신(新)인류’ 조직원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직원의 생애를 담은 빅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게 황 부사장의 조언이다. 그는 “30년 전에도, 지금도 비슷한 형식의 지원서를 쓴다”며 “이 지원서들이 모두 빅데이터지만 그간 축적된 데이터가 의미있게 사용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는 직원들의 라이프사이클을 담아낸 데이터 분석이 이뤄져야 하고, 또 이 결과를 조직원들이 수긍하고 신뢰할 만한 기술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를 냉철하게 진단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도 제시했다. 황 부사장은 “우리 기업 중에는 아직 표준화도 안된 곳이 많다”며 “그게 안되면 그 다음 단계로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지만 현재 어떤 땅을 딛고 있는지 보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런 역량이 없다면 여기 계신 연사들 같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주왕복선과 마차의 관계를 예로 들기도 했다. 황 부사장은 “흔히 ‘기술 집약체’라 불리는 우주왕복선의 폭을 사실상 고대 로마인들이 결정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우주왕복선을 발사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철로의 2배 폭으로 건설된)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데 알고보면 철로의 폭도 과거부터 마차 크기에 맞춰진 도로의 폭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말 엉덩이 두 개 크기에 따라 우주왕복선의 크기가 결정된 셈”이라며 “우리가 앞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잠재력을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이후 세대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황성현 카카오 인사총괄부사장은

△1968년 서울 출생
△1993년 서강대 경영학과 졸
△2016년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 대학원 조직개발학 석사
△1999~2002년 야후코리아 인사부문장
△2007~2010년 구글코리아 시니어 HR 비즈니스 파트너
△2010~2014년 구글 시니어 HR 비즈니스 파트너
△2016년 7월~ 카카오 인사총괄 부사장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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