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부장판사, 지난해 9월 영장 업무 투입…검찰 출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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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사법부 수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한 사람은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 영장 업무에 새로 합류한 명재권(52·사법연수원 27기) 부장판사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보다 25년 후배다.

명 부장판사는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여파로 중앙지법 영장전담 법관이 부족한 상황에서 '구원투수'격으로 영장 업무에 투입됐다.

그는 사법연수원 수료 뒤 검사로 재직하다 2009년 판사 생활을 시작해 주로 일선 법원에서 재판 업무를 맡았다.

영장 전담을 맡기 전엔 중앙지법에서 형사2단독 재판부를 맡았다.

명 부장판사가 영장 전담 업무에 투입된 시기는 법원이 '사법농단' 관련 영장을 줄줄이 기각해 검찰과 외부로부터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이 한창일 때다.

이 때문에 '검찰 출신' 명 부장판사를 영장 업무에 투입한 건 그의 이력을 내세워 여론 비판을 누그러뜨리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검찰 출신인 만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인사들과 인연이 적은 것도 영장 업무를 맡기는 데 고려요소였을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실제 명 부장판사는 영장 업무를 맡은 이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차량과 고영한·박병대·차한성 전 대법관의 주거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사법 농단 의혹의 핵심 인사들에 대한 첫 영장 발부였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영장 발부 여부에 대해서도 법원 안팎에서는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명 부장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의 범죄사실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지위를 봤을 때 증거인멸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외부의 관측을 뒤집고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