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기자가 취재 현장서 문제 느껴 박사 논문

경기지역 한 신문기자가 기혼 여성의 생활 스트레스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아 관심을 끌고 있다.

경인일보 지역사회부 최재훈(49) 기자는 '기혼 여성의 생활 스트레스가 심리적 안녕감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 최근 서울한영대 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 기자는 1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0년 가까이 취재 현장에서 기혼 여성의 우울증이 늘고 비극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며 "남편이자 딸을 둔 아버지의 마음으로 공부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대학원에 진학한 뒤 주부 우울증과 극단적 선택이 생활 스트레스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
"주부 생활 스트레스는 남편이 가장 큰 원인"
최 기자는 논문을 위해 수도권 20∼50대 기혼 여성 41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 생활 스트레스가 '심리적 안녕감'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확인했다.

심리적 안녕감은 행복한 삶이라는 주관적인 평가 외에 개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적절한 기능을 하는지를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준을 말한다.

설문 조사 결과 생활 스트레스 가운데 '남편과의 관계'가 심리적 안녕감에 가장 크게 작용했고, '자녀와의 관계', '고부간 갈등', '경제문제' 등이 뒤를 이었다.

이를 토대로 기혼 여성이 생활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남편과의 충분한 의사소통과 남편의 배려심 등 부부관계의 질과 결혼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특히 기혼 여성의 양육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남편의 양육 참여가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 기자는 "기혼 여성의 생활 스트레스가 심리적 안녕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낳는다"며 "자신에 대한 믿음인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등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회적인 지원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기혼 여성의 생활 스트레스 원인에 대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지만 이를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결혼 연수, 맞벌이 여부 등 대상을 세분화하고 주거환경문제, 건강문제, 가사노동문제 등 요인을 더해 추가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