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범 휴대전화ㆍ태블릿PC 포렌식 작업…곧 피의자 조사
경찰, 심석희 피해자 조사 연말·연초에 이미 2차례 벌여
조재범 측 "성폭행 있을 수 없어…사실무근" 강력 부인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추가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조 전 코치의 기존 폭행 혐의와 성폭력의 연관성에 대해 집중수사하고 있다.

조 전 코치 측은 일단 심 선수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조재범 '심석희 폭행후 성폭력 행사' 연관 가능성 집중수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심 선수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2차례 벌인 데 이어 조만간 조 전 코치가 수감 중인 구치소에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심 선수가 밝힌 수차례의 성폭행 피해와 조 전 코치가 받는 폭행 혐의의 연관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실제로 심 선수가 조 전 코치의 폭행 혐의 재판에 나와 "평창올림픽 전에 '이러다 죽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먹과 발로 폭행당했다"고 밝힌 사례 역시 이후 성폭행으로 이어졌다고 고소장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은 일반적으로 폭행·협박 이후에 이뤄진다"며 "이 사건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 그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압수한 조 전 코치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조 전 코치 측 변호인과 날짜를 조율해 조만간 피의자 조사를 할 계획이다.


심석희 선수에 대한 피해자 조사는 고소장 제출 이틀 뒤인 지난달 19일과 이달 초 2차례 이뤄졌다.

심 선수는 지난달 17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조 전 코치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당일 조 전 코치에 대한 성폭행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그는 고소장에서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여름부터 태릉선수촌과 진천선수촌, 한체대 빙상장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조 전 코치에게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 2달여 전인 비교적 최근까지 계속됐으며, 국제대회를 전후로 집중 훈련을 하던 기간에도 피해를 봤다는 주장도 고소장에 포함됐다.

심 선수는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성폭행 피해를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 선수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이날 "심 선수는 정신적 충격 때문에 지금도 매일같이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얘기하기 어려웠을 텐데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우려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체육계 성폭력 가해자 영구제명…해외취업도 막는다 / 연합뉴스 (Yonhapnews)
심 선수는 자신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조 전 코치가 법정에서 반성하지 않고 폭행을 정당화하는 모습에 고소 결심을 더욱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임 변호사는 "조 전 코치의 폭행과 성폭행은 서로 무관하지 않은데 조 전 코치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 때렸다고 주장하는 등 얼토당토않은 변명을 늘어놨다"며 "심 선수는 그런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같은 짓을 또 저지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면 조재범 전 코치 측은 심 선수의 성폭행 피해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조 전 코치 변호인은 "오늘 오전 조 전 코치를 구치소에서 만나고 왔는데 심 선수가 이런 주장을 한 데 대해 굉장히 당황스러워하며 '자신은 절대 성폭행을 한 적이 없다'고 억울해했다"며 "아직 고소장도 받지 못한 상태여서 도대체 어떤 주장인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성폭행은 없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심 선수가 성폭행을 당한 장소라고 밝힌 태릉 및 진천선수촌과 한체대 빙상장의 라커룸을 언급하며 라커룸은 지도자나 선수들에게 공개된 곳이어서 성폭행이 일어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전 코치는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연합뉴스